롯데마트는 초이스엘·온리프라이스 등 통합해 ‘오늘좋은’으로 브랜드 집중
가격 경쟁 넘어 ‘싸서 사는 PB’에서 ‘다시 찾는 PB’로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자체브랜드(PB)를 둘러싼 대형마트 경쟁이 가격을 넘어 브랜드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피코크·5K프라이스 등 상품과 가격대에 따라 PB를 세분화하는 반면, 롯데마트는 기존 PB를 ‘오늘좋은’으로 통합하고 HMR 전문 브랜드 ‘요리하다’를 별도로 운영하며 브랜드 체계를 단순하게 정비했다. PB를 강화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브랜드 포지셔닝 방식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초저가 PB ‘5K프라이스’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 400여 종 상품을 선보였으며 누적 판매량 4000만개를 넘어섰다. 두부와 콩나물은 각각 300만개 이상 판매됐다. 5000원 이하라는 가격대를 앞세워 1~2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소단량 상품을 선보이고, 양사의 물량을 통합해 매입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5K프라이스의 성장은 이마트가 소비 수요에 맞춰 PB를 세분화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마트는 이미 노브랜드와 피코크를 각각 다른 콘셉트의 PB로 성장시켰다. 먼저 노브랜드는 지난 2015년 출시 당시 234억원이었던 매출이 2024년 1조3900억원까지 증가했다. 약 10년 만에 매출 규모가 60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이어 피코크는 지난 2013년 출시 이후 맛과 품질을 강조한 간편식 중심의 PB로 영역을 넓혀왔다. 여기에 5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5K프라이스까지 더하면서 이마트에서는 가격과 상품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PB가 소비자를 만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편 롯데마트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3년 기존 PB인 초이스엘·스윗허그·해빗·온리프라이스를 ‘오늘좋은’으로 통합했다. 여러 이름으로 나뉘어 있던 PB를 하나의 마스터 브랜드로 묶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HMR은 ‘요리하다’라는 별도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그로서리와 간편식 영역을 구분했다.
'오늘좋은'은 최근 생활밀착형 상품에서 판매량을 쌓고 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오늘좋은 두부와 콩나물은 올해 6월까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합산 약 240만개가 판매됐다. 롯데마트·슈퍼는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두 상품을 기존 300g·1000원에서 400g·980원으로 리뉴얼했다.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춘 것이다.
매입 구조에서는 두 회사 모두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물량을 통합하고, 롯데마트 역시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매입 물량을 묶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PB를 활용해 제조사 브랜드(NB)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이 대형마트 업계의 공통 전략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다만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은 다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피코크·5K프라이스처럼 서로 다른 이름과 콘셉트의 PB를 통해 가성비부터 간편식, 초저가까지 소비 수요를 나눠 공략하고 있는 반면 롯데마트는 기존 PB를 '오늘좋은'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해 브랜드 인지도를 한곳에 모으고 있다. 결국 두 회사의 경쟁은 PB의 숫자보다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반복 구매를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한편 과거 PB는 제조사 브랜드보다 싼 상품을 찾는 소비자를 위한 대체재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노브랜드처럼 PB 자체의 인지도가 커지고, 5K프라이스와 '오늘좋은'처럼 특정 상품군에서 판매량을 쌓으면서 PB 자체가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싸게 만들었느냐’뿐 아니라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기억하고 다시 찾느냐’가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PB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를 계속 붙잡기 어려운 단계로 가고 있다”며 “가격은 기본이고 품질과 차별성을 갖춘 상품을 통해 소비자가 특정 PB를 다시 찾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