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 4000억·보험 3000억 늘어…저축은행은 제자리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익스포저가 늘어난 가운데, 특히 상호금융권의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상호금융의 유의·부실우려 PF 익스포저는 8조1000억원으로 금융권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유의·부실우려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14조7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6조4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 등이 7조4000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체 증가액 1조7000억원 가운데 상호금융 증가분이 7000억원으로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말 상호금융 등의 유의·부실우려 PF 익스포저는 전체 16조4000억원의 약 49%를 차지했다. 금융권에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부실 가능성이 높은 PF에 대한 위험 노출이 상호금융권에 상당 부분 집중돼 있는 셈이다.
상호금융에 이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유의·부실우려 PF 익스포저가 1조4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4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권은 5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다. 은행과 증권도 각각 2000억원씩 증가했다. 은행의 유의·부실우려 PF 익스포저는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증권은 3조5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저축은행은 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가 많다는 것만으로 해당 업권의 PF가 모두 부실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수치는 전체 PF 대출 가운데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 또는 ‘부실우려’ 단계로 분류된 익스포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한상용 연구위원은 “이 수치가 모든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다른 경제지표와 맞물려 보는 게 맞다”며 “경기가 안 좋아지면 제1금융권에서 신용 문제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금융 쪽 익스포저가 갑작스럽게 상승했다면 그 같은 영향도 같이 봐야 할 것”이라며 업권별 PF 익스포저 변화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 여건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PF 대출 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위험 단계에 놓인 익스포저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상호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7조4000억원이던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저가 석 달 만에 8조1000억원으로 늘면서 금융권 전체 증가분 가운데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이는 PF 시장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융권 전체의 익스포저를 줄이는 것과 별개로,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한 위험 노출은 상당 부분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상호금융은 은행이나 증권 등 다른 업권과 달리 지역 기반 조합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여신을 취급해온 만큼, 개별 사업장의 사업성뿐 아니라 해당 사업장에 대한 여신이 조합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업권별로 리스크의 성격이 다른 만큼, 금융당국도 부실 사업장 정리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리가 지연되면 금융회사 자금이 묶이고, 반대로 위험 관리를 지나치게 강화하면 사업성 있는 PF까지 자금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관건은 전체 익스포저 규모를 얼마나 줄였느냐가 아니라, 유의·부실우려 단계에 남은 익스포저를 업권별로 얼마나 신속히 정상화하거나 정리하느냐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상호금융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상호금융권의 익스포저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PF 구조조정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신후 기자 kswho9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