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장중 나스닥 0.5%↓…마이크론 3%대·SOXL 2% 안팎 상승, 엔비디아는 약세
10일 선물·옵션 만기+KRX 섹터지수 변경…삼전·하이닉스 장 막판 1.4조원 ETF 매도 추정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美 10년물 4.8%대…오늘 밤 美 PPI 발표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10일 국내 증시는 7,000선을 회복한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수급 변화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메모리와 반도체주는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이날 국내에서는 선물·옵션 만기와 KRX 섹터지수 정기변경을 위한 ETF 리밸런싱이 동시에 예정돼 장 막판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규모 기계적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한국시간 오전 4시 전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약 0.4%, 나스닥지수는 0.5%, 다우지수는 0.6% 안팎 하락하고 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8%대로 올라선 영향이다.
반면 반도체주는 지수와 차별화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장중 0.2~0.4% 상승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3% 안팎 오르고 있다. 반도체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SOXL도 약 2% 상승세다. 엔비디아는 0.7% 안팎 하락하고 있다.
미국 증시 전체가 유가와 금리에 눌리는 상황에서도 메모리주에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국내장 역시 코스피 지수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개별 수급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삼성전자 7793억 팔고 SK하이닉스는 857억 샀다
전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수급은 뚜렷하게 갈렸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7.12포인트(1.40%) 오른 7051.64로 마감하며 33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7,000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3.51% 오른 185만6000원으로 마감한 반면 삼성전자는 장중 상승분을 모두 반납해 전날과 같은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4271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6040억원을 순매수했다. 현물과 선물의 방향이 갈린 것이다.
종목별 차이는 더 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793억원 순매도해 전체 순매도 1위에 올린 반면 SK하이닉스는 857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우까지 820억원 순매도했다.
따라서 이날 장 초반에는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매수가 유지되는지와 함께 전날 대규모 매도가 나온 삼성전자 현물 수급이 돌아서는지를 별도로 볼 필요가 있다.
오늘 장 막판이 더 중요…삼전·하이닉스 1.4조 ETF 매물
이날 국내장에서 가장 큰 수급 변수는 장 마감 부근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는 11일부터 반도체·IT·은행·증권·자동차 등 KRX 섹터지수 정기변경을 적용한다. 이를 추종하는 ETF들은 10일 종가 부근에서 새 편입 비중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약 1조4000억원의 매도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 약 1조2000억원, 삼성전자 약 2000억원이다.
현재 KRX 반도체지수 내 비중은 SK하이닉스 36.7%, 삼성전자 22.8% 수준으로 개별 종목 상한인 20%를 모두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두 종목의 비중을 기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평균 거래대금 대비 매매 추정 금액이 큰 종목은 장 마감 직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ETF 33개의 순자산은 지난 4일 기준 약 11조7000억원이다. 전체 섹터지수 리밸런싱 과정에서 약 2조2000억원 규모의 매매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기존 종목 비중 조정 물량만 약 1조8000억원이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빠지는 자금이 시장 밖으로 모두 이탈하는 것은 아니다. 동일 지수 내 다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종목으로 재배분되는 구조다.
따라서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막판 밀리더라도 이를 곧바로 외국인이나 기관의 반도체 업황 판단 변화로 해석하기보다 패시브 리밸런싱 물량과 실제 투자자 매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연기금도 411억 순매도…리밸런싱 수급 겹친다
연기금 수급도 아직 강하지 않다.
9일 코스피에서는 기관이 941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지만 기관 가운데 '연기금 등'은 411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단기간 크게 상승하면서 연기금의 종목별 비중조정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연기금 등' 수급에는 국민연금뿐 아니라 다른 연기금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모두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날은 여기에 ETF의 기계적 매도와 선물·옵션 만기까지 겹친다. 때문에 장중 투자자별 순매수 금액보다 오후 동시호가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얼마나 많은 거래가 체결되는지와 외국인이 이를 받아내는지가 수급 판단에 더 직접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OpenAI "삼성과 차세대 칩 개발"…AI 메모리 수요는 재확인
반도체 쪽에서는 새로운 AI 재료도 나왔다.
OpenAI는 9일 삼성전자와 차세대 반도체 개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리슨 김 OpenAI코리아 총괄은 삼성전자와 차세대 칩 개발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OpenAI는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메모리를 공급하기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3% 안팎 상승하고 있다. UBS의 티머시 아커리 애널리스트는 3분기 메모리 평균판매가격(ASP)이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약세다. AI 관련주가 일제히 움직이기보다 소프트웨어와 GPU, 메모리 사이에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는 만큼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단순히 엔비디아 주가 방향에만 연동해 볼 필요성은 낮아졌다.
유가 100달러·美 10년물 4.8%…반도체의 반대편 변수
반도체 수급과 반대편에서는 유가와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9일 브렌트유는 6주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과 이란의 공격이 다시 격화되고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면서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호르무즈해협에서는 선박들이 위치추적 장치를 끄고 운항하는 이른바 '다크 크로싱'까지 늘었지만 걸프지역 원유 수출은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약 3분의 1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8%대를 기록하며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로이터가 이달 실시한 설문에서는 다수 이코노미스트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인상을 전망하는 응답은 이전보다 늘었다.
오늘 밤 PPI…장 초반은 외국인, 장 막판은 ETF 수급
이날 밤에는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근원 P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해 7월의 0.2%보다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대비 근원 PPI 예상치는 4.6%로 이전 4.2%보다 높다.
11일에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도 예정돼 있다.
결국 10일 국내장에서 확인할 수급 신호는 시간대별로 나뉜다.
장 초반에는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방향과 삼성전자 현물 매수 전환 여부, 장중에는 마이크론 강세가 SK하이닉스에 이어지는지, 장 막판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예정된 ETF 리밸런싱 매물을 누가 받아내는지가 핵심이다.
전날 코스피가 7051선까지 오른 상황에서 이날 종가가 다시 7,000선을 지키는지도 결국 이 세 수급의 결과로 확인될 전망이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