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이 지갑 열었다…한은 “내년 GDP 성장률 최대 0.09%p 견인”
상태바
반도체 성과급이 지갑 열었다…한은 “내년 GDP 성장률 최대 0.09%p 견인”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08.31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31일 ‘반도체 수혜 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 보고서 발표
용인·화성·평택·이천·청주 카드소비, 다른 지역보다 최대 4% 많아…올 6월까지 누적 1조1000억원
내년 성과급 약 22조원 전망…GDP 0.08~0.12% 증가 효과 반영해 성장률 상향
주택 매입 많았던 이천보다 청주가 소비 효과 뚜렷…자동차·백화점 등 고가품에 집중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급한 성과급이 반도체 사업장 인근 지역의 소비를 실제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 규모가 크게 불어나는 내년에는 이에 따른 소비 증가가 국내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가까이 높일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3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반도체 수혜 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 호황이 이미 국내 소비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 성과급 지급액이 늘어날수록 소비 경로를 거친 파급 효과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성과급이 실제 소비로 연결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화성시·평택시와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경기 이천시·충북 청주시 흥덕구를 ‘반도체 수혜 지역’으로 분류하고, 이들 지역의 카드 결제 자료를 비수혜 지역과 비교했다.

그 결과 지난해 1월 성과급이 지급된 이후 수혜 지역의 월별 소비는 다른 지역보다 최대 4%가량 많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누적 소비 증가분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약 1조1000억원이다.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말에는 약 1조7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이러한 소비 증가가 반도체 호황이 없었던 경우와 비교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지난해 0.01%, 올해 0.03% 끌어올린 것으로 계산했다.

파급 효과는 내년에 한층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과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내년에 받아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세후 성과급은 21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두 회사가 앞서 지급한 4조4000억원의 5배에 가까운 규모다. 한은은 성과급 확대를 감안하면 내년 GDP가 0.08~0.12% 늘어나고, 성장률은 0.06~0.09%포인트 추가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7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3%, 2.9%로 올려 잡을 때 이 효과를 반영했다.

다만 성과급이 소비로 이어지는 정도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있는 이천과 청주를 비교한 결과, 성과급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는 청주에서 더 뚜렷했다. 청주는 추가 소득이 주택시장보다 소비로 흘러간 비중이 이천보다 높았다. 실제 이천 거주자들은 성과급을 받은 뒤 경기 동탄·용인·수원·성남·하남 등 수도권 부동산 매입을 크게 늘렸다.

반면 청주 거주자들은 대전·충청권을 벗어나지 않고 머무는 경향이 강했다. 한은은 성과급을 주택 구입에 쓰는 비중이 낮을수록 소비 증가 효과가 컸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비 품목도 아직 편중돼 있다. 지금까지 수혜 지역의 소비 증가는 자동차와 백화점 등 고가 재량재에 쏠렸다. 이들 지역의 올해 1~6월 월평균 테슬라 인도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05.6%로, 전국 평균인 77.2%를 크게 넘어섰다.

고용이 함께 늘어나는지도 관건이다. 한은이 과거 조선·철강·자동차·화학 산업의 호황기를 살펴본 결과, 기존 종사자의 1인당 임금이 오를 때보다 신규 고용이 늘어 임금 총액이 증가할 때 소비 파급 효과가 더 컸다.

한은은 앞으로 반도체 호황이 내수에 미치는 효과가 고용 증가 동반 여부, 추가 소득이 자산시장 대신 소비로 유입되는 정도, 소비 품목의 확산 범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가 시차를 두고 서비스 등 다양한 품목으로 번지면 ‘소득→소비→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도 점차 강화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이재호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이천이 청주보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수도권에서 출퇴근도 가능하다 보니 관련 주택 매입이 컸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늘어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와 실물경제로 원활히 환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