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보험금 지급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보험금을 둘러싼 소비자 민원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을 비롯한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가입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보험금을 받았다고 판단해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보험업계는 민원 처리에서 나아가 민원 예방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실손보험 개편과 건강보험 상품 경쟁 등 상품 및 보장 구조가 변화하면서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소비자와 보험사 간 인식 차이가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소비자 의견과 보험금 변동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2분기 민원이 크게 증가한 예별손해보험을 살펴보면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민원이 전체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예별손보의 2분기 민원은 242건으로 전분기 209건보다 15.79% 증가했다. 보유계약 10만건당 환산 민원건수는 16.09건에서 18.96건으로 17.84% 늘었다.
앞서 예별손보의 2분기 민원은 대외민원과 보험금 관련 민원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주목받았다. 전체 민원 242건 가운데 대외민원은 218건, 보험금 지급·보상 관련 민원은 214건이었다. 장기보장성보험 관련 민원도 236건으로 전체의 97.5%에 달했다.
예별손보는 장기보장성보험 민원이 많은 배경으로 현재 보유계약의 상품 구성을 꼽았다. 예별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정지 이후 자동차보험 계약은 보유하고 있지 않고, 현재 보유계약의 약 99.7%가 장기보장성보험”이라며 “민원이 발생하면 장기보장성보험 관련 민원 비중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금 관련 민원이 증가한 배경에 대해서는 최근 강화된 보험금 심사 기준에 따른 소비자와 보험사 간 이견을 지목했다. 예별손보에 따르면 최근 실손의료보험을 비롯한 일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적정성 심사가 강화되면서 보험금 산정 과정에서 소비자와 보험사 간 이견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입자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지급받는 보험금이 적을 경우 민원을 제기하고, 보험사와의 자체적인 조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 등 외부기관을 통한 대외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별손보 관계자는 “보험금 산정 과정에서 고객이 생각했던 것보다 지급액이 적으면 민원이 접수될 수 있다”며 “회사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외민원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각각의 사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예별손보의 자체민원은 1분기 34건에서 2분기 24건으로 감소한 반면 대외민원은 175건에서 218건으로 증가했다. 전체 민원에서 대외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0.1%에 달했다.
다만 대외민원 증가를 곧바로 보험사의 자체 민원 처리 부실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심사가 이뤄지는 만큼, 지급액을 둘러싼 소비자와의 이견을 회사가 임의로 조정해 민원을 줄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예별손보 관계자는 “당국에서 명확한 보상 관련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임의로 대외민원을 조정하거나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예별손보의 환산 민원건수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산 민원건수는 보험사별 보유계약 규모 차이를 감안하기 위해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 건수로 환산한 지표다. 계약 규모가 작은 보험사의 경우 소수의 민원 증감만으로도 환산 수치가 상대적으로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실제 예별손보의 2분기 전체 민원은 242건으로, 같은 기간 삼성화재 2026건, DB손해보험 1880건, 현대해상 1735건, KB손해보험 1502건, 메리츠화재 1384건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보유계약 규모를 반영한 예별손보의 환산 민원건수는 18.96건으로 주요 손보사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절대 민원 건수와 계약 규모를 반영한 환산 지표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예별손보는 현재 민원 증가가 MG손해보험 계약을 이관받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입장이다. 예별손보는 부실금융기관인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이전받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7월 오케이넥스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현재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위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이관된 계약을 관리하는 인력과 업무처리 체계 역시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특정 분기에 민원이 증가하는 것은 개별 보험금 산정 사례와 소비자의 민원 제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별손보 관계자는 “이관계약을 관리하면서 인력이나 업무처리 때문에 별도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며 “민원은 고객들이 해당 분기에 어떤 내용으로 민원을 제기했느냐에 따라 증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개편과 함께 보험금 지급 기준과 보장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소비자와 보험사 간 인식 차이를 줄이는 것이 향후 민원 관리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히 5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를 중증·비중증으로 구분하고 중증 치료 중심으로 보장을 재편하는 등 기존 상품과 구조가 달라진 만큼, 보험금 지급 기준에 대한 소비자 안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예별손보의 사례 역시 특정 회사의 민원 증가에 그치기보다 보험금 심사와 지급 기준 변화 과정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정보의 간극이 실제 민원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향후 예별손보의 매각 이후에도 기존 계약자들의 보험금 지급과 민원 처리 과정이 소비자보호 체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강신후 기자 kswho9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