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상승에 고객별 단가 차이도 확대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4·5나노에 이어 8나노까지 파운드리 가격을 올리면서 고객별 단가 차등화에 나섰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라 파운드리 가격도 함께 오르는 가운데 고객별 물량과 협상력에 따른 단가 차이가 수익성 개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4나노 공정 신규 주문 가격을 중국·미국 고객사 대상으로 10~15%, 대만 고객사에는 5~10%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5나노 공정 가격도 10~15% 올렸으며 8나노 공정 역시 10% 가까이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되면서 파운드리 가격도 자연스럽게 인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번 가격 조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고객별 인상폭이 다르다는 점이다. 같은 공정이라도 중국·미국 고객에는 최대 15%의 인상률을 적용하면서 대만 고객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폭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가격은 동일한 공정이라도 고객의 주문 물량과 협상력, 계약 조건 등에 따라 실제 적용 단가가 달라질 수 있다.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주문하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적용받는 반면, 주문 물량이 적은 고객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부담하는 식이다.
이는 HBM 등 메모리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가격 구조다. 고객별 물량과 협상력에 따라 동일 제품의 공급가격이 달라지는 것처럼 파운드리 역시 공정별 기준 가격과 별개로 고객별 조건에 따라 실제 단가가 결정된다.
특히 8나노 공정까지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첨단공정 수요뿐 아니라 관련 부품과 주변 칩 생산에도 수요가 이어지면서 성숙공정까지 가격 상승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2나노 사업에서는 수율 안정화와 고객 확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나노 1세대 공정의 수율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2세대 공정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대형 고객 확보를 통해 선단공정 중심의 제품 믹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이미 진행 중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8나노 이하 선단공정이 고성장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최대 가동률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가동률 상승에 가격 인상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수익성 개선폭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같은 공정이라도 고객별 물량과 계약 조건에 따라 실제 단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가동률과 함께 웨이퍼당 판매가격과 고객 구성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