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계좌는 없어도, 준비는 달랐다… 우리·하나은행의 두 가지 가상자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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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계좌는 없어도, 준비는 달랐다… 우리·하나은행의 두 가지 가상자산 전략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8.12 13: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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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중 두 곳만 거래소 실명계좌 미체결
우리은행은 인프라부터, 하나은행은 지분부터… 접근 방식은 정반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전경.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전경.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해 3월 빗썸과 실명계좌를 체결하면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터주지 않은 곳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둘만 남았다. 다만 실명계좌라는 '정면 승부'를 피했다는 공통점과 달리, 두 은행이 디지털자산 시장을 준비해온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빗썸과 실명계좌를 체결했고, 신한은행은 코빗과 실명계좌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만 이 대열에서 빠져 있다.

우리은행의 준비는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됐다. 2021년 혁신기술사업부를 신설하고, 이듬해 1월에는 가상자산의 결제·인증·자산관리가 모두 가능한 수준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자체 구축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스테이블코인·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유통을 염두에 두고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까지 세웠으나,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라 관련 계획을 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2024년 말에는 디지털자산 수탁 기업 비댁스(BDACS)의 지분을 취득하고 가상자산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커스터디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비댁스는 대체불가토큰(NFT)·토큰증권(STO) 등을 관리하는 커스터디 사업자로, 아발란체·폴리매쉬 같은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곳이다. 흥미로운 점은 자본 관계의 방향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오히려 우리금융지주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리은행과 업비트 간 협업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다만 우리은행은 실명계좌 제휴 자체에는 선을 그어왔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 지원은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인프라와 법인 서비스는 준비하되, 개인 실명계좌라는 소비자 접점 사업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온 셈이다.

하나은행의 접근은 결이 다르다. 실명계좌 대신 업비트에서 하나인증서를 쓸 수 있도록 제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원화 입출금을 하려면 2채널 인증이 필요한데, 이때 하나은행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완전한 실명계좌 체결은 아니지만, 업비트 이용자 인증 과정에 발을 걸쳐둔 셈이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2023년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수탁 기업 비트고와 합작법인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해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지분 25%를 확보했고, 지난 5월에는 두나무 지분 6.55%(1조33억원)를 직접 인수했다. SKT와의 동맹까지 더하면, 하나은행은 인증 제휴에서 시작해 수탁·거래소 지분·통신 협력까지 훨씬 전방위적으로 판을 넓혀온 모습이다.

결국 두 은행 모두 실명계좌라는 직접 경쟁은 피했지만, 그 이유와 대신 택한 경로는 다르다. 우리은행은 블록체인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갖추면서 신중하게 문을 좁혀온 반면, 하나은행은 인증 제휴부터 거래소 지분 인수까지 훨씬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업비트가 케이뱅크와의 실명계좌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제휴 은행을 물색할 가능성이 거론될 때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나란히 후보로 오르내리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관건은 이 '우회 전략'이 결국 실명계좌를 튼 은행들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느냐다. KB국민·신한이 거래소와의 직접적인 자금 흐름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우리·하나은행은 인프라·지분·인증이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두 은행이 앞으로 실명계좌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아니면 지금의 우회 전략을 계속 밀고 갈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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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6-08-12 21:54:35
나쁜 cbdc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