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선물은 외국인 4287억원 순매수…전면적 위험회피와는 차이
美 엔비디아 2.3%·SOXL 3.9%↓…마이크론은 0.5% 상승하며 메모리는 버텨
브렌트유 86달러·美 10년물 4.69%…12일 CPI 앞두고 금리 변수 재부각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외국인이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팔았지만 매도 물량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외국인이 순매수해 국내 주식시장 전체에 대한 일방적인 위험회피와는 다른 수급이 나타났다.
미국 증시에서도 엔비디아와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메모리주와 비교되는 마이크론은 상승하고 있다.
11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반도체지수의 등락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 매도를 이어가는지, 전날 선물 매수가 현물로 전환되는지가 코스피 6300선 안착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한국시간 11일 오전 2시17분 기준 엔비디아는 2.35%, AMD는 1.54%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SOXL도 3.94% 내렸다. 반면 마이크론은 0.50% 오른 881.9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한국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는 1.11% 하락 중이다.
외국인 1.49조 매도…1.43조가 삼성전자·하이닉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89포인트(0.65%) 오른 6299.66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6394.06까지 오르며 2% 가까이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3.25% 상승한 23만8500원까지 올랐다가 0.43% 하락한 23만원, SK하이닉스도 장중 4.57% 상승한 뒤 0.14% 내린 142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수급은 더 뚜렷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493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순매도액이 1조182억원, SK하이닉스가 4103억원이었다. 두 종목 순매도액을 합하면 1조4285억원으로 외국인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의 약 95.6%에 달한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 전체를 일괄적으로 줄였다기보다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을 집중적으로 낮췄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더구나 외국인은 같은 날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428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227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6040억원을 순매도했다. 현물 대규모 매도와 선물 매수가 동시에 나타난 만큼 11일에는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주문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은 7% 급등…‘시장 이탈’보다 자금 이동
반도체 대형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의 일부는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10일 코스닥은 6.97% 급등한 854.47로 마감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1055억원, 기관은 566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고 개인은 672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0일까지 코스닥 상승률은 32.5%에 달했다.
코스피에서도 전체 상장종목의 76%인 697개가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했지만 현대차는 3.16%,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01% 올랐고 기계·장비와 증권, 운송장비 등도 강세를 보였다.
지수가 0.65%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해서 국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약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유다.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자금이 코스닥과 다른 업종으로 분산되는지 여부가 당분간 지수보다 중요한 수급 신호가 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중국 CXMT 메모리 시험 적용 소식이 아직 불안정한 반도체 투자심리를 다시 위축시켰다면서도 코스닥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에는 저가 매수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美 엔비디아·SOXL 하락…마이크론은 플러스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주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오전 2시17분 기준 엔비디아는 218.71달러로 2.35% 하락하고 있다. AMD도 1.54% 내렸다. SOXL은 장중 146.9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134.72달러로 3.94% 떨어졌다.
반면 마이크론은 장중 856.34달러까지 밀렸다가 881.95달러로 상승 전환했다. 전 거래일보다 0.50%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하락과 SOXL 약세가 부담이지만 마이크론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메모리 업종 전체에 대한 추가 투매 신호와는 거리가 있다.
11일 국내장에서는 엔비디아 등락률보다 마이크론이 미국장 후반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는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
‘5조 반도체 펀드’ 나왔지만 대형주 지원책은 아니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5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도 국내 반도체주 수급의 새로운 변수다.
정부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팹리스 기업을 중심으로 5조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만들고, 공급망 기업에는 별도로 5조원의 무역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개발·테스트·생산 협력을 지원하는 10년간 1조원 규모의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다만 해당 펀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매수하거나 두 회사의 설비투자를 직접 지원하는 증시 부양책이 아니다. 소부장과 팹리스 기업의 자금조달 및 국내 반도체 공급망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 지원책이 발표된 날에도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1조4000억원 넘게 매도했다는 점은 단기 주가에서는 산업정책보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과 외국인의 포지션 조정이 더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 다시 86달러…CPI 앞두고 금리 부담
반도체 이외에는 국제유가가 다시 변수가 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3.06% 오른 배럴당 86.11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26% 상승한 80.7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앞서 미국의 제재 해제와 보상 등을 요구하면서 중동 위험 프리미엄이 다시 높아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688%까지 상승했다. 시장의 다음 분수령은 12일 발표되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으로, 6월 3.5%보다 소폭 낮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스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번 물가지표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되거나 하락해야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이에 따라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SPY는 0.01%, QQQ는 0.09%, 다우지수 ETF DIA는 0.20% 각각 하락해 지난주 사상 최고치 이후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다.
11일 장은 ‘미국 반도체’보다 외국인 현물이 먼저
11일 국내 증시에서 확인해야 할 숫자는 미국 나스닥의 상승·하락 자체보다 외국인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매다.
10일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 약 96%가 두 종목에 집중됐지만 코스피200 선물에서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동시에 코스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했다.
따라서 11일 외국인이 두 반도체주 현물 매수를 재개한다면 10일 매도는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위험회피보다 대형 반도체주 비중 조정의 성격이 강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마이크론이 미국장 후반 하락 전환하고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도가 4거래일째 이어진다면 코스피 6300선은 다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개장 전 확인할 핵심 신호는 마이크론 종가, SOXL 낙폭, EWY의 회복 여부,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물 매매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