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9년 넘게 이어진 재산분할 소송이 이달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양측 재상고 기한은 오는 15일이지만, 이날이 토요일이라 민사소송법에 따라 다음 첫 평일인 17일까지 연장됐다. 이 기간 양측이 모두 재상고하지 않거나 상고포기서를 내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완납 시까지는 연 5%의 이자가 붙는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소송전이 9년여 만에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셈이다. 다만 한쪽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간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노소영 관장의 판정승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평가인 만큼, 재상고한다면 최 회장 쪽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혼 소송 1심은 SK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현금 665억원 지급을 명령했다. 2심은 2024년 5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를 인정해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비자금이 불법 자금이라는 이유로 이를 재산분할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취지를 따르되 최 회장 보유 SK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맞는다고 판단,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기여 비율을 2대1로 나눠 재산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산정했다. 노 관장 몫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주식은 최 회장이 계속 보유하는 방식이다.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일은 사실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16일로 정했다.
판결 선고 당일 양측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판결문을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며 "검토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은 이후 별도 입장문에서 "20년에 가까운 혼인 해소 과정에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데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9440억원은 외부에 알려진 국내 재벌가 이혼소송 재산분할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충진 기자 ho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