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이상거래탐지는 똑똑해졌는데…자금세탁 체계는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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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이상거래탐지는 똑똑해졌는데…자금세탁 체계는 구멍 '숭숭'
  • 박지안 기자
  • 승인 2026.08.04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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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카드·간편결제 AML 점검…KYC·STR·지급정지 연계 미흡
휴대전화 1대로 비대면 계좌 수십 개 개설 후 분산·회전 이체 사례 확인
업권 간 정보 단절 여전…11월 공동 FDS·AML 표준지침 추진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인포그래픽]
[이미지= AI 생성 인포그래픽]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카드사·간편결제 업체의 자금세탁방지(AML) 체계를 점검한 결과 휴대전화 1대로 비대면 계좌 여러 개를 만든 뒤 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이체하거나 반복 회전시키는 자금세탁 의심 거래가 확인됐다. 금융회사들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이런 거래를 포착하고 있었지만 이후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STR), 계좌 지급정지 등 후속 조치로 이어지는 체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의심 거래를 발견하고도 즉시 차단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탐지'보다 '후속 조치'가 과제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은행들은 FDS를 통해 이상 거래를 포착하고 있었지만 고객확인(KYC)과 의심거래보고(STR), 지급정지 등 후속 조치가 부서 간 협업 부족으로 제때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비대면 계좌 개설과 간편인증이 늘면서 한 사람이 여러 계좌를 개설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업권별로는 이상거래 탐지 방식과 한계도 달랐다. 카드사는 통신 정보와 공공데이터 등 외부 정보를 활용해 이상거래를 탐지하고 있지만 소액 결제가 빈번한 특성상 정상 거래와 의심 거래를 구분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 차단할 경우 고객 불편과 민원이 발생할 수 있어 실시간 차단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간편결제 업권도 가입과 결제 편의성을 고려해 자율규제 중심으로 AML 체계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비대면 금융과 간편결제 분야의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할 계획이다.

업권마다 따로 관리…"데이터 연계 필요"

최근 스캠과 자금세탁 범죄는 은행 계좌뿐 아니라 카드와 간편결제, 선불전자지급수단까지 함께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과 카드사, 간편결제 업체는 각자 보유한 거래 정보만 분석하고 있어 금융권 전체를 오가는 자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은 오는 11월 추진되는 공동 FDS·AML 표준지침이 업권 간 정보 공유와 대응 체계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APG도 "불법자금은 빨리 막아야"

이 같은 문제의식은 국제 자금세탁방지 논의에서도 공통 과제로 제시됐다. 최근 브루나이에서 열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아시아·태평양 지역기구(APG) 연차총회에서 회원국들은 사이버 스캠과 국제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불법자금을 최대한 신속히 차단하고 국가 간 정보를 빠르게 공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우리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노쇼 사기' 등 신종 스캠 대응을 위해 운영 중인 지급정지 제도를 소개했다. 피해 신고나 이상 거래가 확인되면 거래를 신속히 중단해 범죄수익이 다른 계좌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제도로, FATF가 강조하는 '불법자금 조기 차단'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캐나다 등은 국가위험평가(NRA)를 바탕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민관 협력과 국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한 사례를 공유했다.

하주식 FIU 제도운영기획관은 "불법자금을 조기에 차단하고 범죄수익을 효과적으로 환수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라며 "금융회사 등 민간과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불법자금 차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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