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충분했고 원리금 상환 완료” 강조
대출금 최종 사용처·24억 금품수수 의혹엔 “형사재판 중” 답변 제한
법조계 “상환 여부와 별개로 사용처·이해상충 검토가 핵심”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바디프랜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논란이 된 167억원 규모 사내대출과 관련해 한앤브라더스 측이 “회사의 규정대로 담보 제공 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출금도 약정 만기 전에 원금과 이자가 모두 상환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핵심 쟁점인 167억원 사내대출금의 최종 사용처와 해당 자금 일부가 한주희 한앤브라더스 대주주 측 차입금 변제에 사용됐다는 검찰 판단에 대해서는 “형사재판 중”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한주희 대주주가 수사 무마 또는 청탁·알선 명목으로 바디프랜드 측에서 약 24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면서도, 금전 거래 자체의 존재 여부나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디프랜드 경영권 분쟁의 핵심은 단순히 사내대출이 규정상 절차를 거쳤는지가 아니라, 회사 자금이 실제 누구의 필요에 따라 집행됐고 최종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로 좁혀지고 있다.
“한앤브라더스가 푸쉬” 보도에 “사실과 달라”
한앤브라더스 측은 최근 공판에서 스톤브릿지 측 관계자가 “한앤브라더스 측에서 이사회 개최를 푸쉬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보도 자체도 오류”라고 반박했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본지 질의에 “사내대출 안건에 관하여 공동 GP와 협의하였을 뿐”이라며 “스톤브릿지 측의 이사 결의는 스톤브릿지 내 경영진, 실무진, 사내변호사의 검토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답했다.
공동 GP는 바디프랜드 인수 구조상 공동 업무집행사원 관계를 의미한다. 바디프랜드는 2022년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비에프하트를 통해 경영권 구조가 바뀐 바 있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사내대출 이사회 개최나 대출 실행을 일방적으로 주도한 것이 아니라, 공동 운용사 간 협의와 스톤브릿지 내부 검토 절차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담보 충분, 원리금 상환 완료”…절차 문제는 바디프랜드에 넘겨
167억원 사내대출 절차와 관련해서도 한앤브라더스 측은 “바디프랜드 사규에 의해 담보 제공 및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대출은 대출금 회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의 충분한 담보가 제공됐고, 대출 약정 만기 이전에 대출 원금과 대출 이자가 모두 상환 완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적용된 이사회 규정, 사내대출 승인 절차, 이해상충 검토 절차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바디프랜드 이사회 담당 부서에서 답변할 내용”이라고 했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당시 바디프랜드 이사회 간사 업무는 경영지원본부 실장 이종은이 담당했고, 이종은은 바디프랜드 강웅철의 막내동서”라고도 밝혔다.
즉 한앤브라더스 측은 사내대출의 형식적 절차와 상환 완료 사실은 강조하면서도, 이사회 내부 절차와 사용처 확인 책임은 바디프랜드 내부 또는 스톤브릿지 측 검토 절차로 돌린 셈이다.
핵심인 ‘대출금 사용처’엔 답변 제한
그러나 사내대출 의혹의 핵심인 자금 사용처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한주희 회장 차입금 변제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답하면서도, 해당 대출금의 최종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는 “형사재판 중인 관계로 방어권 보장을 위해 더 이상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웅철 창업주가 2022년 10월 바디프랜드로부터 167억원 규모 사내대출을 받은 뒤, 그중 일부가 한주희 대주주 측 차입금 변제에 사용된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앤브라더스 측은 “한앤브라더스 입장은 관련 재판에서 변론으로 답하고 있다”고만 했다.
법조계에서는 대출금 상환 여부와 자금 사용처 문제는 별개 쟁점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한 기업 형사 사건에 밝은 변호사는 “대출금이 최종적으로 상환됐다는 사정은 회사 손해 판단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대출 당시 사용처가 제대로 설명됐는지, 이사회가 이해상충 가능성을 검토했는지, 실제 자금 흐름이 결의 내용과 일치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28억 자금과 167억 대출 연결성도 쟁점
2022년 8월 회사 자금 28억원과 같은 해 10월 167억원 사내대출 사이에 자금 흐름, 채무 변제, 담보 제공, 보증, 약정 변경 등 연결되는 사정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한앤브라더스 측은 직접적인 연결 여부를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해당 대출은 대출금 회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의 충분한 담보가 제공됐고, 대출 약정 만기 이전에 대출 원금과 대출 이자가 모두 상환 완료됐다”고 답했다.
이는 회사 손해 발생 가능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검찰이 문제 삼는 구조는 단순히 대출금 회수 여부가 아니라, 회사 자금이 누구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행됐는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내대출은 금액이 크고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얽혀 있다면 절차적 정당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담보와 상환만으로 모든 쟁점이 해소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4억 금품수수 의혹엔 “허위사실·무고성 고소”
한주희 대주주가 수사 무마 또는 청탁·알선 명목으로 바디프랜드 측에서 약 24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허위사실로 강웅철에 의한 무고성 고소 및 수사기관의 편파적 수사 결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 “형사재판 중인 관계로 방어권 보장을 위해 더 이상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해당 금전 거래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인지, 아니면 금전 거래는 있었으나 법적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인지를 묻는 질의에는 “상대방의 허위 및 왜곡된 주장”이라고 답했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이번 사건이 경영권 분쟁 상대방의 고소와 언론플레이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한주희 대주주에게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상태다.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KBS 기자 재판소원엔 “본안 인용 가능성 희박”
한앤브라더스 측은 한주희 대주주 관련 KBS 보도와 손해배상 확정판결, KBS 기자들의 재판소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한앤브라더스 측은 “3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된 사건”이라며 “현재는 아직 신청의 적법성 판단을 한 것에 불과하고, 본안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참가신청을 통해 다툴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KBS 기자 2명은 한주희 대주주 관련 보도로 손해배상 책임이 확정된 뒤 언론 자유 침해를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는 해당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
이 사건은 수사·재판 중인 사모펀드 대주주 관련 보도의 공익성과 개인 인격권 보호의 경계가 충돌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언론플레이와 무고성 고소로 편파 수사”
한앤브라더스 측은 이번 사안 전반에 대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분쟁 상대방에 의해 이루어진 언론플레이와 무고성 고소를 통해 편파적 수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모든 과정들이 소상히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또 수사·재판 중인 사모펀드 운용사 대주주에 대한 언론 보도가 공익적 감시 영역에 해당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답변드렸다”고만 했다.
앞선 답변에서 한앤브라더스 측은 사기업 주주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투자 사안을 공적인 감시 영역으로 확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상호 분쟁”이라면 더 필요한 건 설명
한앤브라더스 측 답변을 종합하면 이들은 167억원 사내대출이 회사 규정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뤄졌고 담보도 충분했으며 원리금도 상환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대출금의 최종 사용처, 일부 자금이 한주희 대주주 측 차입금 변제에 쓰였는지 여부, 24억원 청탁·알선 의혹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형사재판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답변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는 크게 세 가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첫째, 167억원 사내대출이 바디프랜드 이사회에서 충분한 자료와 검토를 거쳐 승인됐는지다.
둘째, 대출금의 실제 사용처가 이사회에 설명된 내용과 일치했는지다.
셋째, 한주희 대주주 측이 수사 무마 또는 청탁·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검찰 주장이 법정에서 입증될 수 있는지다.
한앤브라더스 측 주장처럼 이번 사건이 스톤브릿지캐피탈, 강웅철 창업주 측과의 상호 민형사 소송이 얽힌 복합 분쟁이라면, 시장과 소비자, 임직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부인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명이다.
바디프랜드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주주 간 다툼을 넘어 회사 자금 통제, 사모펀드 공동 운용 구조, 언론 보도와 인격권 보호 문제까지 얽힌 복합 사건으로 커지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