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HBM 확산 수혜 기대…글로벌 검사장비 시장 공략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한경석 기자] 기술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는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엠아이티(MIT)가 멀티프로브(Multi-Probe) 기반 초음파 검사 플랫폼을 앞세워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기존 단일 프로브(Single Probe)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검사 속도와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글로벌 검사장비 시장 진출에도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엠아이티는 최근 한국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회사는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하반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엠아이티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멀티프로브 동시 구동 기술이다. 기존 반도체 초음파 검사장비가 단일 프로브를 순차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인 반면, 엠아이티는 다수의 프로브를 동시에 구동해 검사 처리량(Throughput)을 대폭 높였다.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적층 구조가 복잡한 반도체의 전수검사 수요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회사는 단순히 검사 속도만 높인 것이 아니라 멀티프로브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 난제를 자체 알고리즘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멀티프로브·자체 알고리즘으로 기술 차별화…검사 속도·신뢰성 동시 확보"
회사의 경쟁력을 묻는 녹색경제신문 질의에 대해 한 관계자는 "멀티프로브를 동시에 구동하면 프로브 간 감도 편차와 신호 정합(Signal Alignment)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이를 실시간 보정해 검사 속도뿐 아니라 결함 검출의 신뢰성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설계한 기술과 검사 알고리즘은 오랜 개발 경험과 현장 적용 노하우가 축적돼야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이 부분이 엠아이티의 가장 큰 기술적 진입 장벽"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AI 반도체 확산이 검사장비 시장의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HBM(CoW), 하이브리드 본딩(WoW), 2.5D·3D 패키징(CoWoS) 등 적층 기반 첨단 패키징 공정이 빠르게 늘어나 내부 미세 결함을 비파괴 방식으로 검사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제조 기술이 미세 공정을 고도화하는 '선폭 경쟁'에서 여러 개의 칩을 쌓아 성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적층 구조 내부 결함을 검사하는 장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엠아이티도 이같은 수요를 공략한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 기술이 미세 선폭 경쟁에서 적층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적층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내부 공기층(Void)과 같은 결함을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기술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멀티프로브 기반 초고속 초음파 검사 기술을 통해 첨단 패키징 검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상용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기존 고객사의 양산 공정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외 신규 고객사를 대상으로 장비 평가와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구체적인 고객사와 양산 적용 사례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첨단 패키징 확대에 수요 증가…CAPA 확충 발판 글로벌 시장 정조준
상장 이후에는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엠아이티는 지난해 증가한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3월 제조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송도 본사 이전을 마무리했다. 생산 효율성과 고객 대응 역량을 높인 만큼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검사 성능과 적용 분야를 확대하고 생산 역량과 글로벌 고객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배경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반도체용 모션시스템 기업 '져스템'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케이뱅크, 채비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IPO 수행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 전략을 시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증권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답게 현재보다 성장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매출은 149억원, 영업이익은 17억8000만원을 기록해 아직 외형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장 단계에 있다. 다만 올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기존 고객사 공급 물량 확대와 신규 고객사 확보를 추진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는 기업가치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예상 시가총액에 대한 질의에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기업가치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엠아이티의 비교기업으로 테크윙, 인텍플러스, 넥스틴, 펨트론, 오로스테크놀로지 등이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검사·계측 기술을 기반으로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시장 성장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696억~1조8379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엠아이티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도 참고군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한경석 기자 hanks3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