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공공 압수 가상자산 780억 시장 독식 나선다
상태바
두나무, 공공 압수 가상자산 780억 시장 독식 나선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7.09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전체 압수·압류 가상자산 780억…경찰청 수주로 검찰·관세청·지자체 확장 발판
이익잉여금 4조8000억·준비금 800억…전액 보상 요건 충족 사실상 두나무만 가능
두나무 로고
두나무 로고.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2억6700만원짜리 경찰청 사업이 아니다. 두나무가 진짜 노리는 건 검찰·국세청·관세청·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정부 전체 압수·압류 가상자산 780억원 시장이다. 경찰청 사업 수주는 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첫 번째 발판이다.

8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경찰청이 지난달 발주한 '압수 가상자산 보관·관리 사업'에 두나무가 종합평점 94.73점으로 1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KDAC(91.29점)·헥토월렛원(87.27점)이 뒤를 이었고, DSRV·KODA·비댁스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계약 기간은 365일, 사업 예산은 2억6700만원이다. 숫자만 보면 작은 사업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갖는 의미는 숫자와 비례하지 않는다.

공공 압수·압류 가상자산 시장의 규모는 이 사업과 비교가 안 된다. 경찰청이 보관 중인 압수 가상자산은 약 22억원이지만 검찰·국세청 등 정부 전체로는 올해 4월 기준 780억원에 달한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가 급증하면서 이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 피해액이 총 6조7428억원에 달한 것만 봐도 압수·압류 자산의 증가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범죄 수사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압수하는 검찰·관세청·해양경찰청은 물론, 체납 징수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압류하는 지방자치단체까지 외부 위탁 보관 수요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나무가 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사실상 유일한 사업자라는 점이 핵심이다. 경찰청은 보관 중 자산 손실 발생 시 어떠한 경우에도 100% 전액 보상을 요건으로 내걸었다. 중소 커스터디 업체들의 일반적인 보험 보장액이 300억원 선에 그치는 반면, 두나무는 2025년 말 연결 이익잉여금 4조8000억원, 가상자산 준비금 8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전액 보상 요건을 공시상 여유 있게 충족한다. 24시간 실시간 대응 체계, 다중 키 관리, 100% 콜드월렛 보관 등의 요건도 수년간 국내 1위 거래소를 운영하며 쌓아온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두나무 관계자는 앞서 국세청 사업 참여 당시 "보안성·실시간 대응 능력·금융 수준의 내부통제·다양한 가상자산 처리 역량은 일반적인 중소기업 경쟁 구조로 확보하기 어려운 특수 요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요건 자체가 사실상 두나무를 겨냥해 설계됐다는 시각도 나왔다.

경찰이 외부 위탁으로 선회한 배경에는 잇따른 사고가 있다. 강남경찰서는 2021년 11월 임의제출받은 비트코인 22개(당시 시세 약 21억원)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콜드월렛은 그대로였지만 내부에 저장된 비트코인만 사라진 것이었다. 올해 2월에는 경찰청에 이어 국세청에서도 압류 가상자산 유출·해킹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가상자산 보관 안전성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경찰청이 지난해 8000만원대 규모로 세 차례 입찰을 냈다가 모두 유찰된 끝에 예산을 3배 이상 늘리고 요건을 강화해 네 번째 입찰에서 두나무를 선정한 배경이다.

두나무 입장에서 공공 커스터디 시장은 실적 부진 속 새로운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7.8% 급감하며 수수료 수익 의존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공공·기관 대상 커스터디 서비스는 안정적인 수익원 다변화의 핵심 축이다. 두나무는 지난해 8월 법인·기관 전용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를 출시하며 기관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경찰청 사업 수주로 공공기관으로부터 보안성과 운영 역량을 공인받은 만큼, 검찰·국세청·지자체 사업으로의 확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세청에 이어 경찰청까지 공공 레퍼런스를 연달아 쌓은 두나무가 780억원 공공 압수·압류 가상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