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 논란, 이재명 정부 증시정책 부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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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밸런싱 논란, 이재명 정부 증시정책 부담 되나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7.07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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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비중 확대 뒤 매도 재개 가능성 부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수급 우려 커져
與, 목표비중 조정·매매 유예 법제화 추진
“수익률 제고와 시장 안정 사이 운용 원칙 불분명” 지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증시 상승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이 확대된 가운데, 최근 리밸런싱 재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연금의 기계적 매도를 막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그동안 국민연금이 리밸런싱 유예와 재개를 반복한 배경과 기준이 불명확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발 수급 불안이 증시정책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주식 비중 커진 국민연금…리밸런싱 우려 재부각

정치권에 따르면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상 자산별 목표 비중 조정과 자산 매도·매수 유예를 가능하게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금융시장이나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이 있을 경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산별 목표 비중을 조정하거나, 목표 비중 달성을 위한 자산 매도·매수를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의 장기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만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논란이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정해 운용한다. 특정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 해당 자산 비중이 목표 범위를 초과할 수 있고, 이 경우 비중을 다시 맞추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도하는 리밸런싱이 이뤄진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실제로 대규모 매도에 나서지 않더라도, 리밸런싱 가능성 자체가 시장에는 잠재 매도 압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수급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매도 폭탄 아니다” 해명에도 시장 불안 지속

국민연금과 정부는 이른바 ‘매도 폭탄’ 우려에 선을 긋고 있다. 리밸런싱이 단기간 대규모 매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는 단순히 매도 규모에만 있지 않다.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아지는 동안 리밸런싱이 유예됐고, 이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시점에 리밸런싱 재개 가능성이 부각됐다는 점에서 운용 원칙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상승장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용인하다가, 이후 매도 가능성을 노출하면서 시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운용 판단이 기금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이뤄졌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시장 참여자에게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리밸런싱은 제도적으로 필요한 절차지만, 시장 영향력이 큰 기관인 만큼 유예와 재개의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며 “기준이 사후적으로 설명되는 방식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급 리스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급 부담 논란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의 핵심 동력이 반도체 업종이었던 만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정이 이들 종목의 매도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 상승의 상단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정부는 증시 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이슈가 대형주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경우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관련 기사 댓글과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적지 않다. 일부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안을 키운다”, “잘 오르는 종목을 국민연금이 누르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댓글을 전체 여론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국민연금 리밸런싱 논란이 개인투자자 정서와 맞물려 있다는 점은 정부와 여당에도 부담이다. 이재명 정부가 증시 부양과 자본시장 정상화를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운 상황에서 국민연금발 수급 논란은 정치적 이슈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리밸런싱 유예 법제화, 해법인가 논란의 연장인가

여당이 추진하는 법 개정은 급격한 시장 변동기에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자산을 매도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자산별 목표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불가피한 경우 매매를 한시적으로 유예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법제화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리밸런싱 유예가 기금운용위원회 판단으로 이뤄졌다면, 사후적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지만,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시장 안정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두 목표가 충돌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수익률 제고를 위해 리밸런싱을 유예했다면, 유예 종료와 재개 기준도 시장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시장 안정을 위해 리밸런싱을 늦췄다면, 기금 운용 원칙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성과급 논란까지 맞물린 기금운용본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성과급 이슈도 논란을 키우는 요인이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역 성과급은 장기 수익률과 기준수익률 초과 성과 등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우수 운용 인력 확보와 이탈 방지를 위해 성과 보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리밸런싱 논란으로 시장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성과급 소식이 달갑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수급 불안을 키우면서 운용 조직은 성과급을 받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물론 국민연금 성과급은 단기 주가 흐름이 아니라 장기 운용 성과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또 글로벌 연기금과 비교하면 국민연금 운용역 처우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성과급 논란까지 겹치면 국민연금 운용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증시정책에도 부담

국민연금 리밸런싱 논란은 이재명 정부의 증시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여당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주주환원 확대,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대형주 매도 압력의 진원지로 지목될 경우 정책 메시지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여당이 리밸런싱 유예 법제화에 나서는 것은 시장 불안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국민연금 운용에 정치권이 개입한다는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시장 안정과 기금 운용 독립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 국민연금은 증시 부양의 도구라는 비판과 시장 불안의 원인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리밸런싱 원칙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느 수준에서 유예가 가능하고, 어떤 조건에서 재개되는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매매 방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은 불가피한 자산운용 절차다. 그러나 장이 좋을 때는 유예하고, 시장이 흔들릴 때는 재개하는 것처럼 비칠 경우 투자자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정책 전면에 내세운 만큼, 국민연금 운용 논란을 방치할 경우 자본시장 정책의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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