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 주인 맞은 스틱인베 첫 시험대…크린토피아 점주들 “본사가 상권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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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새 주인 맞은 스틱인베 첫 시험대…크린토피아 점주들 “본사가 상권 가져갔다”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6.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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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캐피탈 품에 안긴 스틱, 세대교체·주주환원 본격화
6300억 크린토피아 인수 직후 가맹점주 갈등 부상
점주들 “당근 제휴·심야 수거, 가맹점 패싱 구조”
두찜·명륜진사갈비 이어 PEF 프랜차이즈 논란 반복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새 대주주를 맞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크린토피아 인수 직후 가맹점주 갈등이라는 첫 과제를 떠안았다. 미리캐피탈이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세대교체와 주주환원, 운용 연속성 확보를 추진하는 가운데, 스틱이 6000억원대에 인수한 세탁 프랜차이즈 1위 크린토피아에서 가맹점주들의 영업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크린토피아 거래를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오랜만의 대형 바이아웃 딜로 평가해 왔다. JKL파트너스가 2021년 약 1900억원에 인수한 크린토피아를 4년여 만에 약 6300억원에 매각하면서, 크린토피아는 사모펀드의 대표적인 밸류업 성공 사례로 거론됐다. 그러나 현장 가맹점주들은 “기업가치가 오르는 동안 가맹점의 권리는 오히려 축소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온라인 수거·배달 서비스다. 크린토피아의 기존 사업 구조는 고객이 지역 가맹점에 세탁물을 맡기면, 가맹점이 이를 케어센터로 보내 세탁한 뒤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가맹점은 지역 고객을 확보하고, 케어센터는 세탁과 물류를 담당하며, 본사는 브랜드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본사가 당근마켓 등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해 비대면 수거·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온라인으로 접수된 세탁물이 오프라인 가맹점을 거치지 않고 케어센터로 직접 이동하는 구조가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크린토피아 가맹점주 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점주들은 “심야 수거·배달은 가맹점의 고객을 빼앗아 가는 제도”라며 “가맹점을 거치지 않고 케어센터에서 수거·배달을 진행하면 매장 방문 고객이 줄고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당근마켓 온라인 비대면 수거·배달 서비스와 같은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점주 의견 수렴이나 동의 절차가 없었다”고 했다.

일부 점주들은 기존 고객에게까지 비대면 서비스 쿠폰이 배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맹점이 지역에서 쌓아온 고객 기반을 본사가 온라인 채널로 흡수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가맹점주는 “본사는 플랫폼 제휴라고 설명하지만, 매장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이 온라인으로 빠지는 것”이라며 “가맹점이 월세와 인건비를 부담하면서 본사 채널과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가맹사업법상 쟁점도 있다.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을 설정하고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점주들은 본사가 계약 당시 없던 온라인 수거·배달 서비스를 새로 도입하면서도, 정작 가맹점주의 영업시간 조정 요청에는 계약 조항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협의회 자료에는 공휴일과 대체휴일 영업, 개인 경조사나 질병·입원 시 영업시간 조정, 육아로 인한 영업시간 협의 등이 사실상 어렵다는 주장도 담겼다. 개인 사정으로 하루 영업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일정 기간 마진율을 낮추는 방식의 패널티가 부과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용 전가 논란도 함께 제기됐다. 점주들은 할인 행사와 쿠폰 정책에서 할인 부담은 가맹점주가 지는 반면 본사의 로열티 차감 구조는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봉투, 검품택, 바코드택 등 필수 자재 공급가 인상과 기존 무상 자재의 유상 전환도 부담으로 꼽았다. 세탁편의점과 빨래방이 결합된 멀티숍에만 연간 55만원의 로열티를 부과하는 정책도 개선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고객 민원 책임을 가맹점주가 떠안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점주들은 가맹점이 직접 세탁을 수행하지 않는데도 세탁 사고가 발생하면 고객 응대와 보상 요구를 매장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협의회 자료에는 “세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맹점은 단순 중개 역할임에도 모든 컴플레인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크린토피아의 가맹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크린토피아 본사의 가맹지사 대상 로열티 인상, 자재 구매, 마케팅비 부담 문제를 지적했다. 2024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크린토피아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해 현장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주들은 이번 논란이 과거 가맹지사 갈등과 별개로, 온라인 플랫폼 확대 과정에서 새롭게 불거진 영업지역 침해 문제라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가맹지사와 본사 간 로열티·계약 해지 문제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일반 가맹점주들이 지역 고객과 매출을 본사 온라인 채널에 빼앗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크린토피아 논란은 최근 국회와 공정거래당국이 주목해 온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수년간 버거킹, bhc, 할리스, 투썸플레이스, 두찜·떡참 등 외식 프랜차이즈의 필수품목, 판촉비, 모바일 쿠폰 수수료, 가맹점 비용 전가 문제가 반복적으로 거론됐다. 공정위 역시 사모펀드가 보유한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단기간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특히 두찜과 떡참을 운영하는 기영F&B는 2023년 국정감사에서 가맹점주 대상 불공정 논란으로 증인 출석 대상이 됐고, 이후에도 가맹점주와 본사 간 갈등이 이어졌다.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 역시 가맹점주 대상 고금리 대부업 의혹 등으로 국회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한 뒤, 본사와 대주주가 수익을 우선하는 구조로 운영될 경우 점주 부담이 누적된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크린토피아 사안도 단순한 세탁업 내부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린토피아는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뒤 실적과 기업가치가 크게 뛰었고, 스틱인베스트먼트가 6000억원대에 새 주인으로 올라선 회사다. 그러나 점주들은 이 과정에서 온라인 수거·배달 서비스 확대, 영업시간 강제, 비용 전가, 고객 민원 책임 전가 등 현장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자본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안은 스틱인베스트먼트에도 부담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미리캐피탈을 새 최대주주로 맞으며 지배구조 변화와 세대교체 국면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스틱이 RSU를 활용해 1970년대생 운용역 중심의 파트너 지분 참여를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며 주주환원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리캐피탈 입장에서는 스틱의 운용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을 출자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스틱이 인수한 대표 바이아웃 포트폴리오에서 가맹점주 갈등이 불거진 것은 단순한 개별 회사 이슈를 넘어 운용사 평판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크린토피아는 스틱이 새 대주주 체제에서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바이아웃 포트폴리오”라며 “숫자상 실적과 현금창출력은 매력적이지만, 프랜차이즈 기업의 핵심 자산은 결국 가맹점 네트워크라는 점에서 점주 갈등이 장기화되면 밸류업 스토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린토피아는 실적만 놓고 보면 탄탄한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28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45억원으로 40% 넘게 늘었다. 순이익도 348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구조다.

하지만 점주들은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이 가맹점 부담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 점주는 “본사는 막대한 이익을 내고 매각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가맹점은 영업시간 강제와 할인 부담, 온라인 수거·배달로 인한 매출 잠식을 동시에 겪고 있다”며 “본사가 성장의 과실을 가맹점과 나누기보다 가맹점 몫까지 가져가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맹거래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디지털 전환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가맹거래 전문 변호사는 “온라인 주문이나 배달 서비스가 새 영업채널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가맹점 영업지역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계약서상 영업지역, 세탁물 접수 권한, 온라인 채널 매출 귀속, 가맹점주 동의 절차가 어떻게 설계돼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본사가 플랫폼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면 문제가 덜하지만, 기존 가맹점 고객을 온라인으로 전환시키는 구조라면 점주와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며 “온라인 접수 매출을 해당 지역 가맹점과 공유하거나, 가맹점이 수거·배달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가맹거래 전문가는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 기업을 인수하면 단기간 내 현금창출력을 높이려는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필수품목 마진, 판촉비, 수수료, 온라인 채널 매출 귀속 등 가맹점주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영역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린토피아의 온라인 수거·배달 논란도 새 사업모델 도입 자체보다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과 수익 배분 구조를 우회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크린토피아의 전략 라인 변화도 눈길을 끈다. 크린토피아에서 최고전략책임자 역할을 맡았던 장윤혁 전 CSO는 올해 3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성장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CSO가 온라인 수거·배달 서비스와 가맹정책 개편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공정위나 국회 차원의 점검이 이뤄질 경우 당시 경영진과 전략 담당 라인의 의사결정 과정도 확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각 자문 라인도 주목된다. 삼일PwC는 최근 인사 발표에서 홍진오 부대표가 KFC코리아와 크린토피아 등 PE 포트폴리오 회사 매각 자문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크린토피아 딜은 매도자와 자문사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회수 사례로 꼽히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몸값을 높이는 과정에서 현장 부담이 커졌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공정거래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추가 점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공정위는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의 필수품목 지정, 판촉비 전가, 영업지역 침해,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크린토피아는 과거 국감과 공정위 조사 이력이 있는 만큼, 온라인 수거·배달 서비스가 기존 가맹계약 질서를 우회하는 방식인지 여부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기존 가맹점의 계약상 이익이 실질적으로 침해된다면 별도 협의나 수익 배분 장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시간, 판촉비, 필수 자재, 온라인 채널 매출 귀속 문제가 동시에 제기된다면 공정위가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새 대주주 체제에서 세대교체와 주주환원, 운용 안정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시에 크린토피아를 통해 바이아웃 운용 역량을 다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첫 시험대는 추가 성장 전략이 아니라, 가맹점주들이 제기하는 “상생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문제 제기일 수 있다.

PEF의 성공적인 회수와 운용사의 밸류업 스토리는 숫자로 증명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현장 점주와의 관계에서 판가름 난다. 크린토피아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이번 딜은 6300억원짜리 성공 사례가 아니라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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