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공익 1조4350억원(66.6%) 최다…서민금융에도 5389억원 투입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 규모가 관련 집계가 시작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서민 경제가 팍팍해진 상황에서 은행권이 이익 환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28일 '2025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총금액은 2조1560억원으로 전년(1조8934억원) 대비 13.9%(2626억원) 증가했다. 2006년 첫 집계 당시 3514억원에 불과했던 사회공헌 규모는 2019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이후 6년 만에 두 배를 달성했다.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은행권 사회공헌 실적을 보면 2021년 1조617억원, 2022년 1조2380억원, 2023년 1조6349억원, 2024년 1조8934억원, 2025년 2조1560억원으로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5년 합산으로는 7조9840억원, 8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21년과 비교하면 불과 4년 만에 사회공헌 규모가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용처를 들여다보면 지역사회·공익 분야에 가장 많은 1조4350억원(66.6%)이 투입됐다.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규모다. 서민금융 분야에는 5389억원(25.0%)이 쓰였다. 학술·교육 739억원(3.4%), 메세나(문화·예술·체육) 684억원(3.2%), 글로벌 292억원(1.3%), 환경 106억원(0.5%)이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서민금융 분야 비중이다. 전체 사회공헌 금액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5389억원이 취약계층 금융 지원에 쓰였다. 가계부채 규제 강화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은행권이 정책금융과 민간 서민금융 지원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보고서는 사회공헌활동 외에도 은행권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재기 기반 마련을 위해 3600억원을 출연한 '새도약기금'을 별도로 소개했다. 공익연계 금융상품, 주요 금융교육 프로그램, 대체점포 운영 현황 등의 정보도 함께 다뤘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앞으로도 은행권은 민생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든든한 동반자로서 상생과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은 고무적이지만 시각이 엇갈린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거둔 합산 당기순이익이 15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2조원대 사회공헌은 순이익의 약 13% 수준에 그친다. 은행권 이익 규모에 비해 환원 비중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기조를 이어가는 만큼, 앞으로 사회공헌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