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무너지는데…대형마트만 묶인 ‘14년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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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무너지는데…대형마트만 묶인 ‘14년 규제’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05.2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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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비중 첫 60% 돌파…오프라인 규제는 14년째 그대로
홈플러스 구조조정·매각 추진에 “유통 규제 현실 반영 못 해” 지적
“전통시장 보호 효과 불분명”…유통산업발전법 손질론 재점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매각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24시간 새벽배송 경쟁을 벌이는 반면, 대형마트는 심야 영업과 배송 제한에 묶여 있는 만큼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설계된 규제를 현 유통 환경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 붙은 마트사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의 현수막. [사진=서영광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 붙은 마트사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의 현수막. [사진=서영광 기자]

홈플러스의 상황은 현재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홈플러스는 최근 온라인 고객센터 운영시간을 3시간 단축한 데 이어 전국 104개 대형마트 가운데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4월 급여는 25%만 지급했고, 5월 급여 지급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이어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업부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회생 가능성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유통 시장의 중심축이 이미 온라인으로 이동했지만, 대형마트 규제 체계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요 유통업체 가운데 온라인 매출 비중은 60.6%로 처음 60%를 넘어섰다. 반면 대형마트 비중은 8.1%, 기업형슈퍼마켓(SSM)은 2.0%에 그쳤다. 대형마트 비중은 2021년 15.1%에서 사실상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문제는 경쟁 환경이다. 쿠팡·컬리·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은 시간 제한 없이 새벽배송을 운영할 수 있지만, 대형마트와 SSM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과 배송이 제한된다. 오프라인 점포와 물류망을 이미 보유하고도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위기의 배경에도 이런 구조적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대형마트들은 신선식품 경쟁력과 전국 물류 거점을 갖추고 있지만, 새벽배송 시장에서는 규제 탓에 온라인 플랫폼과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변경한 지역들을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매출 감소를 뒷받침할 일관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시장 매출이 증가한 사례도 나타났다.

현장 체감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실제 수도권 일부 상권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여부에 따라 주변 상권 유동인구 자체가 크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대형마트가 단순 경쟁 상대를 넘어 집객 시설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과 의무휴업 완화가 골목상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의 날개를 달아주는 법안”이라며 헌법소원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최소한 ‘온라인 시대에 맞는 규제 재설계’ 논의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의 경쟁자였다면, 지금은 쿠팡과 네이버 같은 초대형 플랫폼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로 시장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지난 2012년 당시 대형마트가 가장 강한 유통 채널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온라인 플랫폼과 경쟁하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오프라인에만 규제를 유지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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