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 충전이익도 동반 감소…점포 재편·AI 전환으로 체질 개선 시동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실적 양극화가 이제 경영 효율성 지표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이익경비율(CIR)이 일제히 개선된 반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판매관리비 증가 속도가 영업이익 증가를 앞지르며 효율성이 오히려 후퇴했다.
CIR은 총영업이익 대비 판관비(인건비·임차료·감가상각비 등)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금융사의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CIR은 36.2%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하락하며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리딩뱅크 탈환과 함께 효율성에서도 선두를 차지한 셈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CIR이 전년 대비 개선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세 은행 모두 비용 효율화와 영업이익 동반 성장을 이뤄내며 효율성 지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반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역방향을 걸었다. 우리은행 CIR은 지난해 1분기 51.9%에서 올해 54.0%로 2.1%포인트 올랐다. NH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47.0%에서 50.1%로 3.1%포인트 급등했다. 농협은행의 1분기 CIR이 50%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두 은행 모두 총영업이익이 1%대 증가에 그친 반면 판관비가 크게 늘면서 효율성이 악화된 구조다.
은행의 실질적인 영업력을 보여주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에서도 격차가 확인된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충전이익은 각각 1조140억원, 1조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4.7% 감소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충전이익이 모두 늘었다. 1분기 기준으로 충전이익이 줄어든 곳은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두 곳뿐이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1인당 생산성 격차도 뚜렷하다. 농협은행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은 2억3300만원으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하나은행(4억3400만원), KB국민은행(4억1900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격차다. 우리은행도 1인당 충전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두 은행 모두 생산성 지표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두 은행이 각자 내놓은 돌파구는 다르다. 우리은행은 적극적인 점포 통폐합을 통한 비용 효율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점포 수를 줄이고 디지털 채널로 고객을 이동시키면서 판관비를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행은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AI 기반 업무 자동화로 인건비를 절감하고 비이자이익 확대로 총영업이익을 키워 CIR을 낮추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전국에 걸친 방대한 점포망이 구조적으로 판관비를 높이는 주요 요인인 만큼, 점포 수를 줄이지 않고 AI만으로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로 이자이익 성장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비용 효율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CIR 격차가 결국 수익성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체질 개선 속도가 은행 간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