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올인 한투운용 주춤…KB운용, 반도체 ETF 앞세워 3위 탈환
상태바
해외 올인 한투운용 주춤…KB운용, 반도체 ETF 앞세워 3위 탈환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05.26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자산운용, 한투운용 앞지르고 업계 3위 재탈환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석 달 새 2조2513억원 흡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자금 유입 규모에 업계 재편 촉각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KB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고 업계 3위 자리를 탈환했다. 국내 반도체 중심 전략과 연금시장 공략이 적중한 반면, 해외 지수형 상품에 무게를 실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증시 조정 여파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35조444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34조8799억원을 기록하며 KB자산운용에 5649억원 뒤처졌다. 업계에서는 KB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국내 증시 반등과 연금시장 수요를 정조준한 전략으로 빠르게 격차를 좁힌 끝에 3위 자리를 되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자산운용의 성장세를 이끈 핵심 상품은 지난 2월 상장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다. 해당 상품은 최근 3개월간 2조2513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전체 ETF 자금 유입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을 편입하면서도 채권 비중을 높여 퇴직연금 계좌 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도록 설계한 점이 투자자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퇴직연금 계좌에서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70%로 제한되는 규제를 활용해 남은 투자 한도를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채우려는 수요를 흡수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 반등 흐름 속에서 반도체 업종 투자 수요와 안정성을 동시에 원하는 자금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해외 지수형 상품 중심 포트폴리오가 최근 시장 환경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투운용은 전체 108개 ETF 가운데 해외 지수형 비중이 57.3%에 달한다. 순자산 기준으로는 약 20조47억원 규모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이 최근 고점 부담과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ACE’ 브랜드 중심의 해외형 ETF 자금 흐름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해외 지수형 비중을 14.7%(5조2067억원) 수준으로 유지했다. 대신 채권형 비중을 29.6%(10조4743억원)까지 확대하며 변동성 국면에서 방어력을 높였다. 시장지수형 ETF 비중 역시 16.7%(약 5조9000억원)로 한국투자신탁운용(7%·약 2조400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높아 국내 증시 반등 수혜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전략 차이가 이번 순위 변동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미국 증시 강세 흐름에 맞춰 해외 상품 확대에 집중했다면, KB자산운용은 연금·채권·국내 대형주 중심의 안정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자금 유입 기반을 넓혔다는 설명이다.

실제 KB자산운용은 스타일(2.9%), 테마(7.1%), 섹터(10.2%) 등 ETF 유형별 비중도 비교적 고르게 분산된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원자재 등 상품 섹터 비중이 13.5%에 달해 글로벌 시장 변동성 영향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ETF 시장은 단순히 해외 성장 테마에 편승하기보다 연금 규제와 투자 수요를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와 채권을 결합한 상품 구조가 시장 흐름과 맞물리면서 KB자산운용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의 자금 유입 규모에 따라 향후 운용사들의 상품 전략과 신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