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 속 버거업계 성장세 이어졌지만 가격 인상 릴레이 확산
노브랜드버거는 초저가 전략 강화… 업계 내 ‘가성비 경쟁’ 방식 엇갈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점심값 1만원 시대 속 ‘가성비 외식’ 대안으로 떠올랐던 버거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롯데리아가 버거류 22종 가격을 평균 2.9% 인상하기로 하면서, 최근까지 할인 프로모션과 가성비 전략을 강조해온 업계 흐름과 온도차가 감지된다. 특히 노브랜드버거가 초저가 메뉴와 공격적 할인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버거 프랜차이즈 간 생존 전략이 점차 갈리는 모습이다.
롯데GRS는 오는 28일부터 롯데리아 버거류 22종 등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2.9% 인상한다고 21일 밝혔다.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는 단품 기준 각각 100원 오른 5100원에 판매된다. 지난해 3월 가격 조정 이후 약 1년2개월 만이다.
회사 측은 환율 상승과 글로벌 수급 불균형 장기화, 원재료·물류비 및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을 가격 인상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은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가격 인상은 최근 버거업계가 보여온 ‘가성비 마케팅’ 흐름과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런치플레이션이 심화되자 버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 끼 식사로 부상했고, 주요 프랜차이즈들은 할인 프로모션과 저가 메뉴를 앞세워 점심 수요 확보에 집중해왔다.
실제 행정안전부 외식비 가격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 칼국수 평균 가격은 1만38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냉면과 비빔밥 등 주요 외식 메뉴 가격도 이미 1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반면 버거 세트 메뉴는 여전히 1만원 이하 상품이 많아 직장인과 학생층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버거업계 실적도 개선됐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4310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기록했고, 롯데GRS 역시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1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다. 버거킹 운영사 BKR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업계 분위기는 다시 변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과 배달 수수료, 인건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맥도날드와 버거킹, 맘스터치에 이어 롯데리아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 할인 프로모션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일부 브랜드는 오히려 초가성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노브랜드버거는 올해 2500원짜리 ‘어메이징 불고기’를 출시한 데 이어, 특정 시간대 버거를 1900원에 판매하는 ‘어메이징 NBB 데이’를 정례화하며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결국 프랜차이즈 버거업계의 경쟁 구도도 점차 이원화되는 분위기다. 한쪽은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과 브랜드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려 하고, 다른 한쪽은 공격적인 저가 전략으로 소비자 유입 확대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어떤 전략이 시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예전에는 신메뉴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가격 정책 자체가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는 단순히 싸거나 비싼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