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 자체 악재 없이 18% 급락 …'바이오 액티브 ETF' 해지 물량 폭탄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팔껄...' '살껄...' '버틸껄...' '더 들어갈껄...' 껄무새들의 소리없는 아우성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자금은 얕고, 후회는 깊습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시장의 스마트한? 껄무새들을 위해 한 주 간 '팔껄' 후회하는 종목, '살껄' 땅을 치게하는 종목, 시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껄무새 여러분이 투자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미·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 채권 금리 급등으로 바이오 투심이 얼어붙은 가운데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반도체 섹터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며 호재 여부와 상관없이 개별 기업의 상승세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모양새입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이 경쟁사 할로자임의 핵심 특허 심결에 무효 판단을 내리면서 12일 34만원에서 4.25% 오른 35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반면 리가켐바이오는 별다른 자체 악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반도체 장비주로 수급이 쏠리며 18일 하루만에 전일 18만7100원에서 18.37% 급락한 16만원을 기록 중입니다. 15일 종가 19만1400원에 비하면 큰 낙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테오젠 경쟁사 할로자임은 지난해 12월 알테오젠의 미국 특허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제조 방법'에 대해 특허무효심판(IPR)을 청구했습니다. 할로자임은 알테오젠과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 특허를 두고 분쟁 중인 글로벌 제약사입니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특허상표청은 15일(현지시각) 심판 대상 청구항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승소 가능성(reasonable likelihood of prevailing)'을 입증하지 못해 IPR 절차 개시를 기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알테오젠은 이번 특허상표청의 결정이 정맥주사 제형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바꾸는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ALT-B4) 제조방법 특허의 기술적 차별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허 무효화 우려는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제품을 개발할 때 큰 걸림돌이 되는 리스크로, 이번 결정에 따라 파트너사들이 소송 부담 없이 알테오젠 기술을 활용해 SC 제형 의약품을 개발하고 상업화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주가는 결정문 공개 전후 약 12% 오른 뒤 소폭 조정받았는데요. 이를 두고 업계는 다른 섹터로의 수급 쏠림 외에도 알테오젠 기업가치에 대한 관망세가 늘어나고 있는 신호로 보기도 합니다. 올초 글로벌 제약사 머크가 분기보고서를 통해 키투르다 SC의 최종 로열티율을 2%로 명시하며 신뢰에 타격을 준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섹터 수급이 반도체 대형주로 쏠리면서 유동성이 고갈돼 상승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급 쏠림은 기술 반환, 파이프라인 임상 중단 등 별다른 악재가 없었던 리가켐바이오에 차익실현 매물 폭탄으로 돌아왔습니다. 바이오 섹터 투매가 바이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대거 해지로 이어지며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제공했다는 분석입니다. 리가켐바이오 측은 "바이오섹터가 조정받을 때도 기술이전 등 호재로 매수세를 유지했던 일부 바이오기업의 수급마저 빠지는 모습"이라며 "회사 내부에 특별한 악재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리가켐바이오는 올 상반기 크고작은 호재성 공시를 내며 탄탄한 매수세를 유지해 왔습니다. 2월에는 글로벌 파트너사 소티오 바이오텍으로부터 LRRC15 표적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 SOT106 개발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을 수령했고요. 지난 15일에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CLDN18.2 ADC 파이프라인 'LCB02A'의 미국 임상 1/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공시하며 임상 순항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업계는 시장이 5월 말 이후 굵직한 바이오텍의 호재성 공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다음달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월드 ADC 아시아 2026'에서 ADC 치료제의 SC 투약 실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리가켐바이오가 얀센에 기술이전한 핵심 TROP2 ADC 파이프라인인 'LCB84'의 글로벌 임상 1상이 종료되면, 약 26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유입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계절 변화와 함께 바이오시장도 후끈 달아오를 수 있을까요.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