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에 우선 공급… 아파트 적용 가능한 솔루션 개발 관건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삼성전자가 히트펌프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 난방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정부의 탈탄소 정책과 맞물려 가스·기름 보일러 중심의 난방 체계가 전환 국면에 들어서면서다. 삼성전자는 우선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시작해 향후 아파트에까지 적용 가능한 히트펌프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29일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지난 20일 국내에 출시한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소개했다. 국내 보조금 기준에 맞춰 고효율 고성능으로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제품설명을 맡은 DA 사업부 송병하 그룹장은 히트펌프 기술 원리와 강점, 글로벌 시장 현황을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그간 누진제로 인해 오히려 히트펌프가 가스 보일러보다 가성비가 떨어지면서 보급이 사실상 전무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선 히트펌프의 원리 자체가 생소하다.
송 그룹장은 히트펌프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물 펌프의 예시를 들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펌프를 활용해 흐름을 바꾸 듯이 히트펌프 역시 기계적으로 열 흐름을 바꾸는 장치라는 의미다.
송 그룹장은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빠져 나가는게 당연하지만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외부의 차가운 공기에서 열을 끌어모아 내부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차가운 곳이라도 소량의 열은 존재하는데 이를 집 안으로 끌어모으는 것이 히트펌프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송 그룹장은 "에어컨의 기능을 반대로 작동시킨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국내에 출시한 '모노(MONO)' 히트펌프는 외부의 열을 이용해 물을 데우는 A2W(Air to Water) 형으로, 뜨거운 물이 관을 타고 집안 전체를 난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현재 가장 보편적 난방인 가스 보일러와 비교해 에너지 효율성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송 그룹장은 "가스를 태워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1이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건 0.9로, 효율이 1이 안된다"며 "반면 히트펌프는 1의 전력을 투입해서 외부에서 4 만큼의 열을 끌어서 내부에 보내주기 떄문에 효율이 4~5가 된다"고 말했다.
성능에 대한 자신감도 돋보였다. 한랭지역에서도 일정 수준의 기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유럽의 북부지역을 비롯해 일본의 삿포로, 한국의 양평 등 극저온의 환경에서 실증 테스트를 통해 균일한 성능을 확보했다.
송 그룹장은 "보통의 히트펌프들은 외부 온도에 따라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자사 제품은 영하 15도의 환경에서도 히트펌프 만으로 물을 70℃까지 데울 수 있다"며 "난방을 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온도"라고 말했다.
송 그룹장은 이어 "국내 정부의 보조금 규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유럽 대비 10% 정도 높은 고사양이다. 열교환기 성능과 부품 내구성에서 기준치를 여유롭게 충족하는 성능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스마트씽스와의 연동도 주요 강점으로 제시됐다. 기존의 가스보일러는 작은 월패드로 온도와 외출 모드 등을 지원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히트펌프를 삼성 스마트씽스와 연결하면 훨씬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히트펌프와 태양광을 함께 설치해 전력효율을 높이는데, 스마트씽스를 통해 현재 에너지 저장 수준과 이를 통해 히트펌프를 얼마나 가동할 수 있는지까지 모두 볼 수 있다.
다만 히트펌프의 구조상 국내 핵심 주거형태인 아파트와 연립주택 설치가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히트펌프의 본체 격인 실외기는 일반 에어컨 실외기 크기의 약 4~5배 수준으로, 여러 가구가 모여있는 주거 형태는 설치가 매우 까다롭다.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히트펌프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아파트 설치가 불가능한 구조는 국내에서 히트펌프의 가장 큰 맹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를 액 35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아파트 및 연립주택 보급 솔루션 없이는 달성이 매우 어렵다.
송 그룹장은 "삼성 그룹 내에 삼성물산이 있기 때문에 현재 삼성물산과 함께 아파트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가장 먼저 솔루션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 점유율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정부는 히트펌프 보급에 약 5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히트펌프 설치에 총 14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드는데, 여기에 70%를 정부 지원금으로 보전해준다.
자비 설치에 약 500만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가스보일러 설치비용(약 300만원) 대비 40% 가량 비싸다. 가스 비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5년 내외로 설치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