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 합산 2분기 출하량 '10% 중반대 증가' 가이던스 제시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에서 1위 삼성전자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구조 고도화와 고성능 제품 비중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점유율 격차 축소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말까지 국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50% 이상을 321단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eSSD 판매 비중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송창석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부사장)은 컨콜에서 "올해 말까지 국내 생산량의 50% 이상을 321단으로 전환해 비트(bit) 생산량을 극대화하겠다"며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고성능 eSSD 시장 지배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에서는 격차 축소 흐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글로벌 eSSD 매출 기준 삼성전자는 약 36억6000만 달러(점유율 33.8%)로 1위를 유지했지만,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합산 매출은 약 32억6000만 달러(30.2%)로 뒤를 바짝 추격했다. 양측 점유율 격차는 3.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특히 성장 속도에서는 SK하이닉스 측이 앞섰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합산이 75.2%로 삼성전자(49.7%)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단순 점유율 경쟁을 넘어, 시장 확장 국면에서 주도권을 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고단(高段) 낸드 전환이다. 송 부사장은 “176단에서 321단으로의 전환은 생산성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며 “비트 생산량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공급 능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술 준비도 이미 마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321단 QLC 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8일 해당 기술 기반의 소비자용 SSD(cSSD) 공급을 시작했다. QLC는 셀 1개당 4비트를 저장하는 고집적 낸드 방식이다.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구조로,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스토리지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2분기 역시 eSSD 중심 성장 전략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는 “낸드는 솔리다임 합산 기준 전 분기 대비 10% 중반대 출하 증가가 예상된다”며 “321단 기반 제품과 eSSD 판매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도 전 분기 대비 70% 중반대 상승하며 업황 개선 흐름을 뒷받침했다.
삼성전자 역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176단 QLC 기반 eSSD 라인업을 확대하며 2026년 출하 확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 세대는 다르지만,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시장 방어에 나서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 격차 축소 흐름이 실제 점유율 역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트렌드포스의 eSSD 점유율 통계는 통상 분기 종료 후 1~2개월 시차를 두고 발표되는 만큼, 1분기 성과가 시장 지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합산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른 것은 분명하다”며 “321단 전환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와 eSSD 중심 포트폴리오가 맞물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판도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