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 NEJM에 등재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 투여군 관찰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환자의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목표치 '55mg/dL'는 너무 낮은 것 아니냐고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의심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순간입니다."
심혈관 질환의 핵심 지표인 콜레스테롤의 글로벌 목표치를 기존 70mg/dL 미만에서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이지페이브(Ez-PAVE)' 연구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유한양행 지원 아래 세브란스병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가 심혈관질환 치료의 새로운 국제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LDL 콜레스테롤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의 직접적인 원인 물질로, 이 수치가 높으면 혈관 파열과 심근경색 등 급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책임자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6일 이번 연구 성과를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가이드라인은 55mg/dL를 제시하고 있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과 근거 부족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이 같은 인식의 차이를 메우고 한국인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간담회는 서울시 중구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연구진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지페이브 연구는 유한양행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바미브(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대상으로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 3048명을 대상으로 LDL-C 목표를 55mg/dL 미만으로 설정한 집중치료군과 70mg/dL 미만의 일반치료군을 약 3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LDL-C를 55mg/dL 미만으로 조절했을 때 기존 목표치인 70mg/dL 대비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음을 입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LDL-C 중앙값은 각각 56mg/dL, 66mg/dL로 나타났다. 56mg/dL 수치는 강화 조절군 환자들이 목표치인 55mg/dL에 근접하게 조절됐음을 의미한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약물을 충실하게 복용했을 때 실질적인 수치 하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증거로 풀이된다.
집중치료군은 '주요 심혈관 복합사건(MACE)' 발생 위험이 일반치료군보다 33% 유의하게 감소했다. 일반치료군에는 주로 스타틴 단독요법이, 55mg/dL 미만 달성이 필요한 집중치료군에는 로수바미브 등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핵심 전략으로 사용됐다.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은 새로운 당뇨병 발생, 근육 이상반응 등 핵심 부작용 지표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부 신장 기능 지표에서는 유한양행의 로수바미브를 투여한 집중치료군이 보다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고용량 스타틴 단독 투여보다 병용 요법이 장기적인 안전성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용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지페이브 발표 직전 미국이 8년 만에 고지혈증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LDL-C 목표를 55mg/dL 미만으로 낮췄다"며 "미국 기준이 바뀐 만큼 국내 가이드라인도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7개 국내 기관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 의료보험 환경과 실제 처방 패턴을 반영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연구는 L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률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는 새로운 결과를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의학 발전과 환자 중심 가치 실현을 위해 연구자, 의료진과의 협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