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샌드박스로 승인한 혁신 서비스가 후속 공공계약 절차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스타트업인 굿럿컴퍼니는 지난 2일 정부 국민신문고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이 입찰 조건을 변경하며 사실상 낙찰자를 정해놓은 맞춤형 입찰을 설계했다”면서 “정부가 공인한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인천국제공항이 특정기업에게 넘겨주려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특허 3건(보세구역 수하물 대행 수취, D2D 배송, 중간 구간 최적화)을 비롯해 PCT 국제출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보유하고 있는 굿럭컴퍼니는 앞서 지난 2022년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관세청과 ‘교통약자 입국 서비스 개선을 위한 규제혁신 제휴 협약’을 하고, 다음 해인 2023년 1월 '배기지 프리 서비스(입국 수하물 빈손여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규제샌드박스는 지난 2018년 도입된 제도로,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일정 기간 규제 없이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력과 행정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관세청은 “규제특례 시범 사업자인 굿럭컴퍼니의 대리운반 서비스(유료)를 이용해 짐을 운반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그동안 이동 불편으로 항공 여행을 포기했던 교통약자들의 편의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진행한 바 있다.
‘배기지프리 서비스’는 인천공항 입국 시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수하물 수취부터 숙소까지 배달까지 전 과정을 위탁해 빈손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해외공항 출발 하루 전 사전 예약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으며, 항공사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어 관광액들의 호평을 받아왔다. 지난 2024년 11월에는 그 사회적 가치와 혁신성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굿럭컴퍼니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관세청으로부터 2024년 10월 연장 확인을 받아 2026년11월 23일까지 운영키로 돼있다.
하지만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택배사업자 모집 입찰 조건에 이 서비스의 탈취를 암시한 입찰 조건과 특정 업체만이 보유한 입찰 자격을 추가했다. 이전까지 ‘택배서비스사업자’에게만 해당되던 자격에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허가’를 추가한 것. 굿럭컴퍼니는 “이 허가의 경우 신규 취득이 불가능한 자격으로, 수의계약 대상인 한 특정업체만 보유하고 있는 허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굿럭의 이 같은 피해주장은 올 초 STO시장을 개척한 루센트블록이 제도화 과정에서 배제된 사태와 놀랍도록 닮았다. 스타트업이 검증하면 대기업 또는 공기업이 빼았아가는 규제샌드박스의 역설이 또 다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윤소희 굿럭컴퍼니 대표는 “이번 입찰의 수의계약 예정 업체가 해당 허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종전에 없던 자격을 특정 업체만 충족할 수 있는 조건으로 추가한 것은 사실상 낙찰자를 미리 정해놓은 맞춤형 입찰 설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 다만 윤 대표는 “굿럭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수의계약이 신속하게 진행됐고, 공고 열흘 만에 서비스가 개시되는 초스피드 기획 입찰 비리를 완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규제샌드박스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굿럭은 한국공항공사에서도 같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지난 2020년 한국공항공사는 해당 서비스를 위한 입찰을 진행하며 굿럭으로부터 구체적인 예약 프로세스를 포함한 특허 핵심 운영 자료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곧 한국공항공사는 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한 자체 브랜드 ‘에어패스(AirPass)’를 론칭, 다음해인 2021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굿럭은 현재 인천공항공사에 대해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수의계약 예정 업체에는 지속적인 특허침해에 대해 경고장 발송은 물론 특허 침해 및 계약체결금지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충진 기자 ho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