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삼천당제약(대표이사 전인석)이 설립 5년차에도 매출이 없고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미국 법인에 47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델라웨어주 공식 등록 기록을 직접 조회한 결과, 이 법인에는 등록대리인 주소 외에 별도 사업장이 확인되지 않았다. 상환 조건·자금 사용처 역시 확인할 수 없었다.
삼천당제약 2025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 5월 8일 미국 델라웨어주에 SCD US, INC.(이하 SCD US)를 설립했다. 설립 목적은 "수출품목 인증 및 승인"이다. 그러나 SCD US 설립 당시 삼천당제약의 주요 해외 계약들은 이미 체결된 상태였다.
BPI(Breckenridge Pharmaceutical)와의 계약은 2016년 12월, 글렌마크(Glenmark)·옴니비전(Omnivision)과의 계약은 2018년 2월, 일본 센쥬제약과의 계약은 2019년 3월이었다. SCD US 설립은 이들 계약 체결로부터 최소 1년 2개월에서 최대 3년 5개월이 지난 뒤였다.
〈녹색경제신문〉이 3일 델라웨어주 법인청(Division of Corporations) 공식 시스템을 직접 조회한 결과, SCD US의 등록 이력에는 설립 신고서 단 1건만 확인됐다. 2020년 5월 8일 이후 5년간 임원 변경·정관 개정·유상증자 등 추가 서류는 없었다.
등록 주소는 윌밍턴(Wilmington)의 오렌지 스트리트(1209 Orange Street)로, 델라웨어주 공식 자료 기준 약 30만 개 법인의 등록대리인 주소가 집중된 곳이다. 연간 세금은 175달러다. 같은 날 본지가 해당 등록대리인에 확인한 결과, 현지 관계자는 "SCD US는 실제로 여기 있지 않다(They're not actually located here)"고 밝혔다.
SCD US의 연간 보고서에 기재된 주소는 버지니아(Virginia)주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의 스카이블루 코트(6623 Sky Blue Court)였다. 본지가 해당 번호로 연락하자 전화를 받은 한국인 관계자는 "저희는 회계법인(CPA)이고, SCD US는 고객사"라고 말했다.
SCD US의 사업 내용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의약품 관련 리서치 같은 거 하는 것 같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델라웨어 등록 주소에도, 연간 보고서 기재 주소에도 SCD US는 없었다.
삼천당제약 2025년도 사업보고서 종속기업 요약재무제표에 따르면 SCD US의 2025년 매출액은 0원이다. 직전 사업연도(2024년)에도 매출은 0원이었다. 자산총계 19억원, 부채총계 72억원으로 자본은 -53억원이다. 당기순손실은 25억원으로 전기(14억원)보다 확대됐다.
삼천당제약 이사회는 SCD US에 대한 자금 대여를 두 차례 의결했다. 2025년 6월 10일 200만달러 신규 대여, 같은 달 24일 기존 대여금 300만달러 연장이었다. 두 건 모두 전인석 대표이사가 찬성했다.
당기말 장기대여금 잔액은 46억7064만원으로 전기(43억원)보다 늘었다. 대여 조건은 무이자였다. 사업보고서 주석은 "종속기업에 대한 무이자 장기대여금"이라고 명시했다. 상환 기한 역시 기재돼 있지 않다.
본지는 3일 삼천당제약 측에 ▲SCD US의 실제 사업 내용 및 임직원 현황 ▲장기대여금의 구체적 사용처 ▲무이자 대여 이유 및 상환 기한을 서면으로 질의했다. 삼천당제약은 "미국에서 등록 진행 중인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비용에 전액 투입됐다"고 답했다. 임직원 현황·무이자 이유·상환 기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삼천당제약 2025년도 사업보고서상 SCD US의 설립 목적은 "수출품목 인증 및 승인"이다.
박한솔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