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시중은행 중 '꼴찌'...유일하게 2억원 못넘겨
2023년부터 매년 수치 하락...2021년 이후 최저치 기록
연체율 등 4년 연속 악화...'깡통대출' 무수익여신 1년 새 52%↑
손실흡수력 지표도 급락...대손충당금적립률 60.58%p↓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SC제일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생산성과 건전성이 함께 흔들리고 있다. 생산성 지표는 2021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건전성 지표도 4년 연속 악화 흐름을 이어갔다. 부진이 수년째 계속됨에 따라 제일은행의 영업 경쟁력과 리스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이 은행연합회 공시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제일은행의 지난해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은 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9%(6400만원) 급감한 수치다.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은 은행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충전이익을 해당 은행의 전체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분자인 충전이익이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을 배제한 이익 규모를 의미하는 만큼, 통상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이 높을수록 은행의 인력 효율성과 영업력은 우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달리 말하면 제일은행의 전반적인 생산성이 1년 새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제일은행의 생산성 부진은 타 은행과 비교하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일례로 지난해 7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제일·씨티·iM) 중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이 2억원을 넘기지 못한 곳은 제일은행이 유일했다.
여기에 제일은행은 이들 은행 가운데 전년과 비교한 직원 1인당 충전이익 감소폭도 가장 컸다. 같은 외국계 시중은행인 씨티은행(2억8900만원·5200만원↓)도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이 다소 줄긴 했으나 제일은행의 감소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제일은행의 생산성 지표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일은행의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은 2023년부터 매년 낮아지고 있다. 2021년 이후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이 1억5000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자이익(1조2076억원·2%↓)과 비이자이익(3112억원·8%↓)이 모두 줄어든 상황에서 판매관리비(1조754억원·17.7%↑)까지 늘었다는 점이 제일은행의 충전이익 감소폭을 더욱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충전이익 자체는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겠으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달갑지 않은 대목"이라며 "충전이익이 계속 줄고 있다면 영업 경쟁력이나 인력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제일은행 입장에서 한층 뼈아픈 부분은 생산성 부진이 지속되는 와중에 건전성 지표 역시 해마다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부실채권)비율은 각각 0.46% 및 0.56%로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p), 0.14%p 상승했다. 연체율은 2021년부터, NPL비율은 2022년부터 시작된 오름세가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지난해 제일은행의 무수익여신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무수익여신은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해 '깡통대출'이라 불리는 부실채권으로,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적다는 점에서 NPL보다도 악성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18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626억원) 급증했다.
이와 함께 제일은행은 부실채권의 급증 탓에 손실흡수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적립률마저 큰 폭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제일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6.43%에서 145.85%로 1년 만에 60.58%p 급락했다. 아직 금융당국의 권장치(120%)는 웃돌고 있지만 건전성 악화 흐름이 계속되고 최근 부실채권 증가세도 가파르다는 점에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몇몇 은행들이 지난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개선에 성공한 것과 달리 제일은행은 지표 악화가 오히려 가속화되는 형국"이라며 "올해의 경우 글로벌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데다가 국내 경기가 여전히 침체 중인 만큼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지 않으면 건전성 지표는 지금의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제일은행에 생산성 및 건전성 악화 원인과 개선 방안 등을 질의했으나, 제일은행은 답하지 않았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