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내부거래” vs “경영 방해”…법적 공방 초읽기
송출수수료 등 업황 악화 속 갈등 증폭…본질은 ‘경영권 충돌’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롯데와 태광 간 갈등이 내부거래 논란을 계기로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된 지배구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양측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는 ‘전면전’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은 내부거래를 둘러싼 위법성 공방이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이사회 사전 승인 없이 계열사와 거래를 진행했다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불법 내부거래를 인지했으면서도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사후 추인에 가담한 사외이사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경영진과 이사회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태광 측은 해당 거래가 이사회에서 한 차례 부결됐음에도 이후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법상 사전 승인 원칙을 위반한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해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까지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내부거래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계열사 거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문제없이 종결된 정상적 사업 구조”라고 반박하며 위법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양측의 충돌은 단순한 법적 해석 차이를 넘어선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지배구조와 경영권 영향력’을 둘러싼 싸움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인 롯데 측이 경영권을 쥔 상황에서,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태광이 이사회 구성과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견제를 강화해온 흐름이 이번 사태로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양측은 그동안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 선임, 계열사 거래 등 핵심 사안마다 충돌을 반복해왔다. 이번 내부거래 논란 역시 이사회 주도권과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힘겨루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갈등이 이처럼 격화된 배경에는 업황 전반의 악화도 자리 잡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와 소비 둔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 과정에서 비용 구조와 자금 흐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 계열사 거래나 사업 구조에 대한 주주 간 시각차가 더욱 크게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재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이사 해임 추진, 이사 책임론, 손해배상 청구 검토 등 충돌의 수위도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송출수수료 등으로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이 겹치며 갈등이 폭발한 전형적인 사례”라며 “결국 이번 분쟁의 핵심은 경영권과 지배구조 문제인 만큼,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화 가능성이 크고 기업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