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내수 부진 속 실적 둔화…비용 부담 확대
글로벌·브랜드 투자 지속…“중장기 성장 위한 선택”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보수가 오히려 증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황 악화 속에서도 경영진 보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식품업계 전반의 고민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함 회장은 지난해 급여 10억5000만원과 상여 4억원 등 총 14억5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 측은 매출 성장과 준법·윤리경영 성과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실적 흐름은 녹록지 않았다. 오뚜기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6000억원대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 넘게 감소했다. 환율 상승과 원재료 가격 인상, 인건비 및 판촉비 증가 등 비용 부담이 한꺼번에 반영된 영향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오뚜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식품업계 전반이 고환율·고유가 환경에 직면하며 원가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환율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식품업계 경쟁 구도가 빠르게 해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고, 농심 역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시장 성장성이 제한된 상황에서 글로벌 성과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3.4% 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2%까지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실적은 내수 시장 위축의 영향을 받아 다소 저조했단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 확장 기조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해외 공장 설립, 마케팅 확대, 제품 다변화 등은 모두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경우 실적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가운데 실적 둔화 국면에서 경영진 보수가 증가한 점을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중장기 성과와 책임 경영을 반영한 보수 체계라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지금은 단기 실적보다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시기”라며 “대외 변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업계에선 수익성과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전략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