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로보틱스 톺아보기] 해성에어로보틱스, '남의 손'에 달린 오너십…주주 불안 심화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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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로보틱스 톺아보기] 해성에어로보틱스, '남의 손'에 달린 오너십…주주 불안 심화③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6.03.09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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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로보틱스 경영권 분쟁이 변수…310억 인수 거래 성사 여부 ‘불투명’
“기술만 가져가는 것 아니냐”…해성에어로보틱스 주주들 가치 훼손 우려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있는 해성티피씨 생산공장에 RV 감속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해성에어로보틱스)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있는 해성티피씨 생산공장에 RV 감속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해성에어로보틱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코스닥 상장사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오너십 향배가 아이로보틱스의 현 경영진과 소액주주연대의 경영권 싸움에 좌지우지될 전망이다. 

현 아이로보틱스 최대주주와 그 관계사가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는데, 잔금 조달의 목줄을 소액주주연대가 쥐게 되면서다. 현재 해성에어로보틱스 소액주주들은 불안정한 경영 구조에 불신을 느끼는 동시에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회사의 핵심 기술이 아이로보틱스 쪽으로 이전될까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최대주주인 (주)티피씨는 지난 1월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1호(이하 케이로봇)에 보유 주식 365만 3336주 전량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양수도 금액은 약 310억원으로 현재 계약금 31억이 지급되고 잔금 280억원 상당이 남아있는 상태다.

문제는 케이로봇이 아이로보틱스 유상증자를 통해 잔금을 납입하려 했지만, 아이로보틱스 소액주주연대 측의 소송으로 유상증자가 막히면서 잔금 납입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새 대주주를 노리는 케이로봇은 아이로보틱스 실질적 지배회사인 '케이휴머스'와 사업 파트너 관계다. 케이휴머스 대표인 박명녀 씨와 케이로봇의 최대 출자자인 칸에스티엔 대표 구본생 씨는 부부관계로 알려져 있다. 양사는 해성에어로보틱스를 인수해 핵심 기술을 아이로보틱스에 이식하면서 아이로보틱스를 신생 로봇회사로 키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이로보틱스 소액주주연대가 유상증자라는 목줄을 쥐고 현 경영진을 압박하면서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만일 소액주주연대가 유상증자를 끝까지 막을 경우, 아이로보틱스 경영진은 1월에 주식 양수도 계약금으로 납입한 31억원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결과적으로 배임 이슈가 대두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휴머스-케이로봇 측이 아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소액주주연대 측에 넘기는 대신 유상증자를 재차 실행해 해성에어로보틱스 주식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로보틱스 경영권을 두고 장기 대치를 벌이고 있는 양자의 '신사협정' 시나리오다. 

지난 6일 올라온 해성에어로보틱스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 따르면 현재 아이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있는 김데이비드형(김형모)씨가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이 같은 시나리오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케이휴머스 측 인사로 분류된다. 

소액주주연대 측 한 주주는 "케이휴머스 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 대주주이기도 한 소액주주연대가 아이로보틱스 경영권을 정상적으로 양수하고, 케이휴머스 측이 해성에어로보틱스를 맡아 각각 운영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다만 해성에어로보틱스 소액주주 측은 최대주주 변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대두면서 회사의 중장기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해성에어로보틱스는 엘리베이터 구동·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설비와 로보틱스 분야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고, 관련 사업에서 레퍼런스가 부족한 회사가 새 최대주주로 들어오는 구조 자체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우려는 기술 가치 이전 가능성이다. 해성에어로보틱스가 보유한 구동·정밀제어 기술과 자동화 설비 관련 역량이 향후 아이로보틱스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경우, 핵심 기술과 사업 역량이 그룹 내 다른 회사로 이전되며 회사 자체의 가치가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주주 측 관계자는 “해성에어로보틱스는 엘리베이터 구동 기술과 로보틱스 관련 기술을 동시에 갖고 있어 독자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며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기업이 최대주주가 될 경우 갈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불안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인수가 이뤄지더라도 회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이 다른 계열사로 이전되거나 사업 중심이 이동하면 기존 주주들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케이휴머스 측과 아이로보틱스 소액주주연대 측 싸움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양자의 입장 차이가 여전해 결과적으로 유상증자가 무산, 해성에어로보틱스 대주주 변경 계약 자체가 물 건너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렇게 될 경우 기존 대주주인 (주)티피씨는 또다시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한다. 티피씨 측은 앞선 2024년 해성에어로보틱스 주식을 취득하며 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사업 연결성이 적고 양사 모두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으로, 티피씨 측은 본업인 자동차 부품 생산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해성에어로보틱스는 기존 승강기용 감속기 사업에서 산업용 감속기 및 로보틱스 감속기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승강기용 감속기 사업 비중은 약 75%로 2023년 대비 약 11%p 낮아졌고, 반대로 산업용 감속기와 로봇용 감속기 매출 비중은 각각 6%p, 5%p 늘어났다.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사업 방향성에 대해 해성로보틱스 측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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