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과정 확대, 과연 혁신일까... 해외선 "디지털화가 문해력 낮춘다" 잇단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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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과정 확대, 과연 혁신일까... 해외선 "디지털화가 문해력 낮춘다" 잇단 경고
  • 유자인 기자
  • 승인 2026.02.2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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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출처=Pexels]
[사진=AI][출처=Pexels]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정부가 AI 교육에 속도를 가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AI·디지털교육이 오히려 문해력과 사고력을 저하시키는 등 학습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발견되는 등 AI교육이 실제로 교육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학습도구가 될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에 따르면 교육 분야에서 정부는 초·중·고교 전학년 연속적인 디지털·AI 교육 필수 이수, 초·중등 국가 교육과정·교과서 체제 재구조화, 평가·입시 제도 혁신 등 12개 과제를 구성했다.

더불어 지난해 국가교육위원회는 나라장터에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에 따른 교육과정 구성 방향 탐색 연구' 용역을 발주, 계약완료했다. 

과업지시서에는 ▲AI에 따른 시대 변화 및 교육 발전 방향 탐색 ▲국내·외 AI 관련 교육 동향 및 교육과정 주요 내용 분석 ▲AI 교육의 개념 및 영역 도출 ▲학교급 및 유형(수준)별 AI 관련 교육과정 구성 방향 탐색 ▲AI 교육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제언 등이 포함됐다. 

해당 연구는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인재양성 방안'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추진되는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초중등 AI 기본교육 확대와 AI 중점학교 운영 계획을 제시했다. AI 활용 역량 강화와 AI 중점학교 운영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 국교위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향후 교육과정 논의 시 참고할 수 있는 방향성과 영역을 정리하는 기초 작업”이라며 “AI교육이 무엇인지, 어떤 영역을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AI 교육 과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교육과정에서 AI 사용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50개국의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정책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교육과정에서의 AI 활용은 학생들에게 오히려 교육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이자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레베카 윈스럽은 "아이들이 정답을 알려주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지 못한다"며 "아이들이 학습 자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기에 진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논리적인 주장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며, 다양한 관점을 접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AI, 특히 챗봇 사용의 경우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 예로 ▲관계 형성 능력 ▲좌절 극복 능력 ▲정신 건강 유지 능력 등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윈스럽은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믿음을 강화하도록 설계되었다"며 "아동청소년들이 주로 자신과 의견이 같도록 설계된 챗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정서적 기술을 습득한다면,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있는 환경에 놓였을 때 매우 불편해하게 된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가 챗봇에게 "부모님이 설거지를 시키는데 너무 짜증나고 싫다"라고 불평하면, 다른 아이의 경우 "나도 집에서 설거지를 한다, 왜 불평하는지 모르겠다, 집안일을 돕는 건 당연한 거다"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챗봇은 항상 "네 말이 맞고, 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네 마음을 이해한다"고 답한다는 것이다. 

챗봇은 물론 교육의 디지털화 자체가 학습능력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메인주의 경우 2002년부터 교과서 대신 노트북과 타블렛을 보급화했고, 이는 미국 전역으로 퍼져 2024년 기준 미국 정부는 학교에 노트북과 태블릿을 보급하는 데 300억달러 이상을 지출했으나, 오히려 학생들의 문해력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올해 초 신경과학자 재러드 쿠니 호바스는 미국 상원 상업·과학·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Z세대가 전례 없는 기술 접근성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보다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며, "현대 역사상 표준화 시험에서 이전 세대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첫 번째 세대"라고 짚었다. 

호바스는 전 세계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데이터와 다른 표준화 시험 결과를 인용하며, 시험 점수 하락뿐만 아니라 점수와 학교에서 컴퓨터 사용 시간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즉 화면 사용 시간이 길수록 점수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 도중 디지털 도구를 수업과 관련 없는 활동에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집중력 분산을 가져오고, 그러면 다시 집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빠른 작업 전환은 기억 형성을 약화시키고 오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진 트웬지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 역시 "화면을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며 "특히 소셜 미디어 앱이나 게임 앱을 포함한 많은 앱들이 중독성을 유발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더 장시간 화면을 보게끔 한다"고 짚었다. 

이 같은 설명은 2024년 충남교육청이 '난독과 문해력 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문해력 검사 결과와 일치한다. 해당 검사는 학년별 국어 교과서 지문이나 교과서에 나오는 글에서 평균 12~13개 문장(165~166개 단어)을 발췌해 학생이 제한 시간 안에 다 읽는지, 학생 시선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카메라로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초등생의 98%, 중학생은 92%가 정해진 시간 동안 주어진 교과서 지문을 다 읽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2023년 충남 지역 초·중학생 1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초등생의 72%, 중학생의 93%가 시간 내 완독을 못 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숏폼 같은 자극적이며 중독적인 영상에 지나치게 길들여진 탓이라고 분석했는데,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숏폼에 과몰입한 학생들은 어휘력 테스트 점수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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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AI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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