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손배소, 충당부채 인식 여부 주목…감사의견 변수 부상
정 대표 잔여지분 및 FI 인수 구주 발행주식 15%
추가 자금조달 계획에 오버행 부담 가중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최근 최대주주 변경 계약을 공시한 유일에너테크를 둘러싸고 향후 ‘감사의견’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회사는 누적 적자로 재무 여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직전 반기보고서에서 이미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지적받았다. 여기에 특허 소송 최종 패소로 412억원 규모의 가압류까지 설정되면서, 손해배상 충당부채 인식 여부가 감사의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일에너테크의 최대주주 변경은 35.92% 할인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라는 이례적 조건 속에서 이뤄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유일에너테크의 소송 및 감사의견 리스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마이너스프리미엄 매각으로 즉시 출회 가능 구주 물량이 상당한데다, 향후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허 소송 패소에 가압류 412억…감사의견 변수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일에너테크는 지난달 22일 회사가 보유한 'SKS-YP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지분 35.57%에 대한 가압류가 설정됐다고 공시했다. 해당 조합은 2차전지 재활용 기업 재영텍의 지분 22.7%를 보유하고 있다. 가압류 금액은 약 412억원이다.
이번 가압류는 유일에너테크가 2019년부터 엠플러스와 진행 중이던 특허 소송이 발단이 됐다. 유일에너테크는 엠플러스와 2019년부터 진행 중이던 배터리 장비의 노칭·스태킹 장비 관련 특허 법적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 특허법원은 유일에너테크의 손을 들어줬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고 이후 엠플러스의 최종 승소가 확정됐다.
이에 유일에너테크의 특허 침해 손해배상 리스크도 확대된 상태다. 엠플러스는 약 70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연초 유일에너테크 보유 지분에 대해 412억원 규모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는 각각 작년 3분기 유일에너테크 자기자본의 216%, 126%에 해당한다.
최종 손해배상액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회사는 현재 소송가액을 재무제표상 우발부채로 인식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배상액 확정 후 충당부채 인식 여부는 향후 감사의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꼽힌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 이오플로우는 대규모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한 회계 처리 문제로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오플로우는 평결 배상액(약 6600억원)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고 한울회계법인은 “회사는 소송의 결과로 부담할 수 있는 부채를 재무제표에 계상하지 않았다”며 “우발부채 및 충당부채 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일에너테크 유상증자 실사를 진행한 LS증권 역시 “소송에 패소할 경우 재무제표에 소송 충당부채를 인식할 수 있다”면서 “2025년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약 327억원임을 감안할 때, 충당부채 인식으로 인해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고, 이는 동사의 감사의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유일에너테크 측은 손해배상액 규모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일에너테크 관계자는 “지난주 최종 판결이 났고 손해배상액이 결정됐다”면서 “앞서 회사는 최종 손해배상액이 30~4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최종 금액은 이후 공시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연길 대표의 주식 매각 등 역시 손해배상액 등 우발부채 관련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일에너테크는 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반기 보고서에서도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지적받은 바 있다. 감사를 실시한 삼일회계법인은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표명했다.
재무 리스크 확대에 이례적 할인 매각 결정
이 같은 소송·감사 리스크가 겹친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정연길 대표는 지분 일부를 할인 매각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보유 지분 27.74% 중 17.42%(1200만주)를 에스제이홀딩스 제4호 투자조합 외 3인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유일에너테크의 최대주주는 에스제이홀딩스 제4호 투자조합으로 변경된다.
주당 매각 단가는 917원으로, 계약 체결 직전일 종가 대비 35.92% 할인된 가격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발행가(1475원)보다 37.83% 낮은 수준이다. 통상 경영권 거래에 프리미엄이 붙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소송 부담과 감사 리스크가 매각 조건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유일에너테크는 지난해 2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발행제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입금 269억원 가운데 204억원을 2회차 전환사채(CB) 상환에 사용했다. 신규 투자 재원 확보보다는 기존 채무 정리에 자금이 투입되면서 실질적인 현금 여력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추가자금 조달 불가피…구주·신주 오버행 우려
정 대표가 보유지분을 할인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변경 후 오버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연길 대표는 이번 경영권 매각에서 보유 지분 27.74% 중 17.42%(1200만주)만 매각할 예정이다.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10.3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정 대표는 주식 양도자와 3개월 내에 보유주식 100만주에 대한 풋옵션(매도청구권)까지 설정하며, 추가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경영권 매각 이후 즉시 출회 가능한 360만주도 오버행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정 대표는 에스제이홀딩스 제4호 투자조합 외에 재무적투자자(FI)인 △이상웅 △배현중 △송근호 씨 등 개인 3명에게 각각 120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유일에너테크의 전일 종가는 1175원으로 이들의 주당 매입가(917원) 대비 28.13% 높다. 이들은 단순 재무적투자자(FI)로 수익구간에서 즉시 매물을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 FI와 정 대표의 잔여 지분을 포함해 시장에 풀릴수 있는 구주는 발행주식총수의 15.54% 수준이다.
향후 추가 자금조달에 따른 신주 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일에너테크의 감사의견 및 소송비용 충당 등 리스크 해소를 위해선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수인 상황이다. 다만 경영권 매각은 새 최대주주의 유상증자나 CB 발행 등 추가 자금 투입 없이 구주 매각으로만 이뤄진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유일에너테크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규모 등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추가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유일에너테크 인수합병(M&A)에 나선 이들의 배후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용호 전 G&G그룹 회장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유일에너테크는 경영권 매각에 앞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새 최대주주 측 경영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예정된 이사 후보 중에는 쌍방울 그룹 및 이니텍 M&A 관련 인물들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쌍방울 개입 여부 등과 관련해 앞선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결정이 워낙 급박하게 이뤄졌다”면서 “경영권 매각 결정 및 해당 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파악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