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유 우리사주 보다 비싸진 가격…메리트 '고심'
우리사주, 1년간 묶이는 보호예수도 '족쇄'
[녹색경제신문 = 최성남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오는 20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되면서 가격 경쟁력은 높아졌으나, 기관 수요예측 부진과 낮은 의무보유확약 비율로 인해 투자자들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이미 저렴하게 취득한 기보유분이 있는 상태에서 직원 1인당 1억원 이상의 자금 부담을 안은 우리사주 청약의 완판 여부가 내부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실제 기업 가치를 입증할 핵심 지표이자, 일반 청약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 매력 '글쎄'…등 돌린 기관투자자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진한 기관 수요 예측이 예비 투자자들의 청약을 망설이는 요소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지난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1733 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하며 기관들이 물량 확보 전쟁을 벌였다. 반면, 케이뱅크는 199 대 1에 머물렀다. 산술적으로 기관 관심도가 카카오뱅크의 8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단순히 신청 수량만 적은 것이 아니다. 질적 지표인 의무보유확약에서도 쇼크 수준의 결과가 나왔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45.3%에 달하며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통제됐다. 반면 케이뱅크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2.38%로, 카카오뱅크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는 15일(약 8.1%)부터 1개월(3.5%), 3개월(0.4%), 6개월(0.5%)까지 확약 기간이 분산돼 있지만 15일에서 1개월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라 기관투자자의 시선은 단기 수익 실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도 케이뱅크가 현저히 높다. 케이뱅크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의 약 37.7%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7.91% 수준으로 케이뱅크 대비 10%p 가량 낮았다. 주목할 점은 카카오뱅크는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이후 최종 배정 과정에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약 60% 수준까지 추가로 상승하면서 실제 유통 물량은 더욱 줄었다.
기관투자자들이 케이뱅크를 외면한 배경에는 해묵은 아킬레스건인 '가상자산 예치금 의존도'가 자리 잡고 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치솟으면서, 100억원 미만이던 이자 비용은 1000억원대로 11배 넘게 폭증했다. 이로 인해 2.51%에 달했던 순이자마진(NIM)은 시중은행보다 낮은 1.4%대까지 떨어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저비용 수신 구조가 무너지면서 과거와 같은 고수익 모델 복귀가 불투명해졌다"며 "무신사, 네이버페이 등과의 제휴를 통한 '오픈 에코시스템' 등을 대안으로 내놨지만, 급증한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엔 자생력이 증명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사주 청약 결과 '촉각'
기관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투자의 가늠자는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우리사주 청약 완판 여부에 쏠리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은 총 공모 주식의 20%인 1200만주(약 996억원)에 달한다. 이를 전 직원이 균등하게 소화할 경우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청약자금의 규모는 케이뱅크 평균 연봉(9800만원)을 상회한다.
하지만 직원들 상당수는 이미 과거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과정에 참여해 현재 확정 공모가(8300원)보다 현저히 낮은 5000~6500원대에 주식을 취득해 둔 상태다. 특히 기보유분 51만여주는 별도의 락업 없이 상장 직후 매도해 차익을 챙길 수 있는 반면, 이번에 8300원을 주고 사는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로 인해 팔지 못하고 묶여야 한다.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굳이 대출이자 부담을 떠안으며 기존 대비 비싼 가격에 '보호예수 족쇄'를 찰 유인이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직원의 저조한 참여로 인해 만약 우리사주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규정에 따라 전체 공모 주식의 5%인 최대 300만주까지 일반 청약에 추가로 배정될 수 있다. 우리사주 청약은 일반청약 첫날인 오는 20일 진행된다.
IPO 업계 관계자는 "만약 우리사주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해 일반 청약으로 넘어올 경우, 이는 곧 내부 직원조차 자사 주가 상승에 회의적이라는 강력한 부정적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전했다.
최성남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