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 속 증권사 양극화 심화...대형사는 '1조 클럽', 중소형은 '1000억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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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 속 증권사 양극화 심화...대형사는 '1조 클럽', 중소형은 '1000억 벽'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6.02.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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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등에 거래대금 확대…성과는 대형사에 집중
미래·삼성·NH·키움 '1조 클럽' 합류…한투는 '2조 시대' 가시권
KB·메리츠도 1조원 문턱에서 희비…충당금·평가손익이 변수
중소형은 실적 개선·흑자 전환에도 '1000억 벽' 여전
ETF점유율 하락세에 CEO 교체 카드 꺼내는 자산운용사...키움·NH운용도 좌불안석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증시 급등에 힘입어 2025년 증권사들의 연간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거래대금 증가 속에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영업이익 1조원을 잇따라 넘기며 일부는 2조원 가시권에 들어섰지만, 중소형사들은 흑자 전환이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이익 1000억원의 벽'을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증시 급등 속 '1조 클럽' 확장…한투는 2조 시대 가시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5년 코스피 상승률은 76%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38%), 브라질(34%)과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났고, 일본 닛케이225지수(+6.0%), 중국 상하이지수(+4.6%) 등 아시아 주요 지수와 비교해도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증시 호황 속에 개인과 기관 거래가 동시에 늘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했고, 이는 곧바로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수익 증가에 더해 IB(투자은행), 자산운용, 트레이딩 부문까지 고르게 실적이 개선되며 호황의 과실을 집중적으로 흡수했다.

아직 연간 실적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 2조원 시대' 진입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9832억원에 달해 연간 기준 증권업계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6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60.9% 증가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와 IB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이미 실적을 공개한 주요 대형사들의 성적표도 화려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9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5935억원으로 각각 31.7%, 72.2% 늘었다. 키움증권도 영업이익 1조4882억원, 순이익 1조11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5.5%, 33.5%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조4025억원으로 전년 대비 57.7% 증가했고, 순이익은 1조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0.2% 늘어 창사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조를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1조3768억원, 순이익 1조84억원으로 각각 14.2%, 12.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1조 클럽'은 2024년 4곳에서 205년 5곳으로 확대됐다.

반면 일부 대형 증권사는 1조원 문턱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KB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16억원, 순이익은 6824억원으로 각각 16.8%, 15.6% 증가했지만 1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지주 계열 특유의 보수적인 운용 기조 속에서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대비 40.3% 늘어난 940억원을 기록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달 11일 실적 발표를 앞둔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이 6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늘었지만, 파생상품 평가 및 거래이익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7016억원으로 5.8% 줄었다. 연간 기준 '1조 클럽' 합류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신한투자증권의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3% 증가한 488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816억원으로 113% 증가했다. 대신증권의 실적 역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55억원으로 253.5% 증가했고, 순이익은 2130억원으로 47.7% 늘었다. 

교보증권은 영업이익이 2083억원으로 전년 대비 82.9%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541억4905만원으로 31.0% 늘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6.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018억원으로 161.6% 늘었다. 2025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하나증권은 영업이익이 1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 늘었으나, 투자자산 공정가치 평가 변동 손익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2060억원으로 8.0% 줄었다.

중소형은 개선에도 한계…1000억 벽 여전

자기자본 2조원 미만인 중소형 증권사들도 실적 개선 흐름에는 동참했다. 유안타증권(자기자본 1조9120억원) 역시 영업이익 994억원, 순이익 956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30.9% 증가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자기자본 1조1325억원)은 상품운용손익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844억원, 순이익 645억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4.7%, 30.1%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증권(자기자본 1조4433억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증가했고, 순이익은 577억원으로 59.7% 증가했다. LS증권(자기자본 8787억원)은 영업이익 222억원으로 1.89% 소폭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30억원으로 38.1% 증가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흑자 전환했다. iM증권(자기자본 1조1343억원)은 영업이익 874억원, 순이익 756억원, 다올투자증권(자기자본 8055억원)도 영업이익 334억원, 순이익 423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SK증권(자기자본 6081억원)은 영업이익 85억원, 순이익 32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계도 분명하다. 중소형사 대부분은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지 못했고, 대형사와의 수익 규모 격차는 축소되기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로커리지 중심의 단기 호황은 실적 반등에는 도움이 됐지만, 자본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가 구조적인 격차로 다시 드러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시즌을 두고 "호황은 업계 전반에 퍼졌지만, 수익은 대형사에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급 증시 호황 속에서도 '1조 클럽'과 '1000억원 벽'의 간극은 여전히 높았다는 점에서, 증권업계의 양극화 구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겉으로는 업계 전반이 호황을 누린 것처럼 보이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의 체감은 크지 않다"며 "거래대금 증가 효과는 있었지만, IB나 운용 부문에서 구조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지 못한 곳은 여전히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2025년 증권사 실적 비교 (영업이익·순이익).[출처=각 사]
2025년 증권사 실적 비교 (영업이익·순이익).[출처=각 사]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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