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어 인식·자동 제어는 동일, 수면모드·디스플 스펙 갈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26년형 신형 에어컨의 스펙과 주요 성능을 공개하며 올해 에어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문을 열었습니다.
냉방 성능과 효율 등 제품의 물리적 성능은 이미 고도화의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평가 속에서, 양사는 전작 대비 AI 기능을 전면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양새인데요, 에어컨의 경쟁 축이 단순 성능에서 ‘자동 최적화’와 ‘라이프스타일 맞춤’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양사 모두 AI 기능에 집중하면서 음성 인식 고도화, 센서 기반 환경 인식, 필터·열교환기 자동 관리 등 굵직한 방향성은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능이 상향평준화되는 모습이네요.
‘기류 제어’에 AI 집중…바람을 설계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류 제어’를 중심에 둔 사용자 경험 고도화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삼성전자는 5일 서울 양재동 우면 R&D 캠퍼스에서 2026년형 에어컨 신제품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냉방 성능 자체의 개선보다는 바람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하느냐가 체감 쾌적도를 좌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6년형 ‘비스포크 AI 무풍 에어컨’의 핵심은 전작 대비 정교해진 ‘AI·모션 바람’입니다. 사용자의 위치와 활동량, 부재 여부를 감지하는 모션 레이더 센서를 기반으로 직접·간접 바람을 자동 전환하고, 공간을 분리해 집중 냉방하는 ‘모션 블레이드’를 적용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바람을 보내는 방식 자체를 세분화하며 체감 쾌적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네요.
이와 관련해 신문선 가전사업부 에어솔루션 개발팀장 상무는 “바람의 방향과 힘을 조절해 대류를 만들고, 공간 전체의 온도를 고르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신작은 제어 회로 설계를 새롭게 적용해 자동 풍향 조절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갤럭시 워치와 연동해 수면 단계에 따라 운전을 조절하는 ‘웨어러블 굿슬립’ 기능 역시 전작 대비 확장했습니다. 갤럭시 워치를 착용한 상태에서 수면에 들면 에어컨이 워치를 통해 사용자의 신체 상태 정보를 받아 이에 맞춰 에어컨 동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자는 동안에도 워치를 착용해야하는 점은 한계로 지목되는데, 신 상무는 "온도감지, 레이더 성능 고도화를 통해 워치 없이도 에어컨이 사용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다음 단계로 보고 연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전작 대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빅스비 성능 강화가 언급됐습니다. 이전에는 "에어컨 온도를 3도 올려줘" 같은 다소 딱딱한 입력어를 말해야했지만 올해 버전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상형 대화를 이해하는 수준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지금 좀 추워"라고 이야기하면 에어컨이 알아서 온도를 조정해주는 식이죠.
삼성전자는 스탠드형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와 벽걸이형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프로 벽걸이’로 2026년형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가격은 설치비 포함 기준으로 갤러리 프로가 402만원에서 최대 730만원, 벽걸이형은 161만원입니다.
기류보다 구조…냉방 메커니즘에 AI 심은 LG
LG전자를 한번 살펴볼까요? LG전자는 기류보다는 ‘냉방 구조’에 AI를 결합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달 2026년형 휘센 오브제컬렉션 에어컨의 주요 스펙을 공개하며, 기존 냉방과 제습이 갖고 있던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파고들었습니다.
LG전자의 핵심 기능인 ‘AI콜드프리(AI Cold-Free)’는 온도와 습도를 동시에 제어하는 방식이죠. 기존 에어컨은 냉방을 오래 유지하면 실내가 눅눅해지고, 제습 운전 시에는 온도가 과도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LG전자는 냉방과 제습을 분리해 제어하는 2단 열교환기 구조를 적용해, 온도는 유지하면서도 습기만 제거하는 냉방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여기에 레이더 센서를 활용한 ‘AI바람’, 수면 패턴을 학습하는 ‘AI수면’ 기능을 결합해 장시간 사용 시에도 쾌적함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습니다.
특히 AI수면은 별도의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센서를 기반으로 수면 환경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웨어러블 연동을 택한 삼성전자와 대비되네요.
자연어 음성 인식 역시 LG전자에서도 전작 대비 고도화 했습니다. GPT 기반 AI를 적용해 단순 명령어를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운전 모드 추천이나 사용량·제습 상태 안내, 정보 검색까지 수행하는 생활 밀착형 AI 기기로의 확장을 노린 모양새입니다.
디스플레이 역시 6.8인치로 확대해 온도뿐 아니라 습도와 제습량까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죠.
반면 삼성전자는 에어컨에 별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과거 디스플레이 탑재를 시도했지만, 냉장고나 오븐과 달리 고객과의 직접적인 인터랙션이 많지 않은 제품 특성상 실효성이 낮다고 판단해 제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전자는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I(9시리즈)’와 ‘뷰I 프로(6시리즈)’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전개합니다. 18평형 2in1 기준으로 타워I는 545만 원~597만 원, 뷰I 프로는 420만 원~482만 원 수준입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