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칼럼] ESG의 ‘S’, 한국투자증권은 상품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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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칼럼] ESG의 ‘S’, 한국투자증권은 상품으로 답했다
  • 최성남 기자
  • 승인 2026.02.04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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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익차등형 공모펀드, 누적 판매액 1조원 돌파, ‘책임경영’이 일궈낸 시장의 신뢰
회사가 손실 우선 흡수하는 트랜치 구조로 투자자 보호 강화
월지급식·글로벌 협업 등 상품 외연 확장하며 '지속 가능한 자산관리' 선도 

금융회사가 ESG의 ‘S(사회)’를 말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기부와 상생이다. 물론 의미 없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본시장에서 사회적 책임을 논할 때, 그 출발점은 결국 금융상품이어야 한다. 투자자가 어떤 위험을 지고, 그 위험을 누가 어디까지 나누는지에 대한 질문 말이다.

이 점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공모 시장에 정착시킨 ‘손익차등형 펀드’는 눈여겨볼 만하다. 구조만 놓고 보면 새로울 것은 없다. 사모 펀드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활용돼 온 방식이다. 다만 이 구조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공모 펀드로 구현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규제, 리스크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입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장벽을 넘는 쪽을 택했다. 손익차등형 펀드에서 고객은 선순위, 회사는 후순위로 참여한다. 손실이 발생하면 회사가 먼저 부담하고, 수익이 나면 고객에게 우선 배분된다. 말로 풀면 간단하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변동성의 일부를 떠안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 구조가 의미 있는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 아니다. 금융상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인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SG의 ‘S’를 고객 보호라고 정의한다면, 이는 비교적 직관적인 해답에 가깝다.

숫자도 이 선택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회사 출자분을 포함한 손익차등형 펀드 설정액은 1조3831억 원 수준이다. 2023년 이후 출시된 상품 상당수가 조기 상환에 성공했고, 최근 출시된 펀드들도 1000억 원 이상 자금을 끌어모으며 완판됐다. 시장이 이 구조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물론 이런 구조가 모든 투자자의 해답이 될 수는 없다. 회사가 위험을 분담한다고 해서 투자 위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위험을 온전히 개인에게 넘기는 방식에서, 금융회사가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를 구조로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접근을 월지급식 펀드 등 다른 상품군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변동성 국면에서 손실을 완충하고,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기 성과 경쟁보다는 투자자가 시장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ESG는 이제 선언의 영역을 넘어 검증의 단계로 들어섰다. 특히 금융업에서 ‘S’를 말하려면, 보고서가 아니라 상품 구조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누가 위험을 지고, 누가 보호받는지에 대한 답이 그 안에 있다.

공모 시장에서 손익차등형 구조를 정착시킨 한국투자증권의 실험은 ESG의 ‘S’를 어떻게 자본시장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적어도 이 질문만큼은 분명해진다. 사회적 책임은 구호가 아니라, 설계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최성남 자본시장부장

 

 

최성남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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