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생명, 대규모 유상증자 통한 건전성 개선 도모...자본잠식 해소 기대
- 매물 보험사, 경영 효율화 통한 인수부담 완화 추진...최종 매각여부 주목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한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연초부터 분위기 반전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이 경영 효율화를 통해 몸집을 줄이거나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전성 기준을 개선하면서 인수부담이 완화되고 있어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감한 예별손보 공개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하나금융, 한투, JC플라워 등 3개사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지난해 6월 설립한 가교보험사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보험계약을 관리하고 있다.
앞서 예보는 2023년부터 네 차례에 걸친 매각 시도가 모두 유찰되자 매각 방식을 공개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이후 메리츠화재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MG손보 노동조합 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최종 협상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MG손보의 모든 보험계약과 자산이 예별손보로 이전된 이후 인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MG손보의 부채 규모는 종전 보다 약 2000억원 가량 줄었으며, 인력 규모도 기존 보다 절반 가량 축소하는 등의 경영 효율화로 인수 희망자의 부담이 한층 낮아졌다.
다만 이번 인수전의 성패 여부는 예보의 자금지원 규모에 달려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금자보호법상 부실금융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영업양수, 계약이전을 받으려는 매수자는 예보에 자금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예보가 예금보험기금을 활용해 제공할 수 있는 자금 지원은 7000억~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향후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예별손보가 관리하고 있는 보험계약들은 5개 대형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로 이전될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KDB생명 역시 7번째 매각에 나선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매각 불발의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취약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해 경영 정상화를 이룬 뒤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KDB생명의 작년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17조3056억원이며, 자기자분은 -1017억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자본 건전성 지표인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후 165.2%로, 전 분기 대비 11.5% 하락했다.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43.5%로 금융당국 권고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KDB생명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증자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실상 모두 인수해 자본조달에 나선 경우로, 그간의 자본 잠식을 해소하고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40%p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이 고질적인 재무구조를 정비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인수 부담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지지부진했던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이 연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적정한 몸값 산정, 자본 건전성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매각이 무산된 만큼 최종 인수합병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