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호텔·프랜차이즈 가세에 원재료 수요 급증
피스타치오 등 수입 재료값 폭등…부담은 자영업자 몫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이 조그만한 게 6000원이라고?”
요즘 디저트 가게 앞에서 흔히 들리는 말이다. 두바이쫀득쿠키, 일명 ‘두쫀쿠’가 그 주인공이다. 초콜릿과 마시멜로로 감싼 피스타치오 반죽, 쫀득한 식감 하나로 시작한 이 쿠키는 순식간에 전국적인 유행이 됐다.
두쫀쿠를 처음 만든 ‘원조’는 수제 과자 전문점 ‘몬트쿠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에게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카페와 베이커리, 소형 디저트숍은 물론이고 대기업 프랜차이즈, 호텔, 편의점까지 두쫀쿠 시장에 뛰어들었다.
유행은 폭발했고, 가격은 치솟았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골목 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두쫀쿠 열풍은 골목에서 시작됐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없어서 못 사는 디저트’가 됐고, 일부 매장에서는 새벽부터 줄을 서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개당 5000~6000원대였던 가격은 최근 7000~8000원대까지 올랐고, 크기를 키운 제품은 1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문제는 유행의 확장 속도다. 디저트 전문점뿐 아니라 식당, 배달 전문점까지 두쫀쿠를 ‘끼워 팔기’ 상품으로 활용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김치찌개를 시켜야 두쫀쿠가 따라온다”는 말까지 나왔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두쫀쿠 인질극’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의 참전은 시장을 더욱 키웠다. 대량 생산과 유통망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유사 제품을 쏟아내면서 두쫀쿠는 단숨에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디저트가 됐다. 최근엔 호텔업계까지 가세해 한정 판매, 코스 디저트 형태로 재해석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유행의 이면에서 자영업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화이트초콜릿, 마시멜로 등 수입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피스타치오 수입 단가는 1년 새 약 84% 상승했다. 현장에서는 “몇 주 사이 1㎏ 가격이 수만 원씩 오른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 재료는 아예 물량 확보가 어려워 납기 자체가 밀리는 상황이다.
두쫀쿠를 팔지 않는 가게들도 타격을 받는다. 기존 메뉴에 피스타치오나 화이트초콜릿을 사용하던 디저트 카페, 빵집들은 원가 부담 때문에 메뉴를 빼거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한 카페 사장은 <녹색경제신문>에 “유행과 상관없이 쓰던 재료인데, 갑자기 단가가 맞지 않게 됐다”고 토로했다.
두쫀쿠에 ‘올인’한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더 깊다. 유행이 한창일 때는 매출이 버팀목이 되지만, 인기가 꺼질 경우 비싸진 재료와 남은 재고, 높아진 고정비만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유행이 끝나면 다른 트렌드 상품으로 빠르게 갈아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디저트 유행이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급이 제한된 수입 원재료에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 가격 왜곡이 발생하고, 그 부담은 협상력이 약한 영세 자영업자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탕후루, 두바이 초콜릿에 이어 두쫀쿠까지 비슷한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골목에서 태어난 두쫀쿠는 어느새 대기업과 자본의 무대 한가운데로 올라왔다. 유행은 더 커졌지만, 그 열매가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남는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