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자율주행차 산학연 간담회’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R&D예산 확대와 규제 완화, AI 인프라 생태계의 구현을 역설했다. 하지만 한국의 관련법과 제도는 과연 AI 초격차 시대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을까.
이번 간담회에서 한국모빌리티안전학회 하성용 회장은 AI 자율주행차 시대에 중점 투자 분야로 글로벌 경쟁력을 이끌 독자적 AI 역량 강화, 즉 ‘소버린 AI’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차세대 AI기술 연구에 도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국 AI인프라의 연결을 통한 독자적 AI 인프라 생태계의 강화를 촉구했다. 하 회장은 독자적 AI 역량 성장세가 둔화된 이유로 예측가능성이 떨어진 R&D 투자환경을 꼽았다.
윤석열 정권이 시작된 이후 R&D 예산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29조 8000억 원으로 책정되었던 R&D예산은 23년 29조 3000억으로 소폭 줄었다가 24년 26조 수준으로 대폭 감소되었다. 2024년 2월 KAIST 졸업식에 방문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R&D예산 삭감을 항의하던 졸업생들이 입이 틀어막힌 채 졸업식에서 퇴장당한 이른바 ‘입틀막’ 사태가 당시 학계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이재명 정권이 들어선 2025년 이후 R&D예산은 2022년 수준으로 회복된 30조 1000억원 수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권에 따라 요동치는 R&D예산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주장이다. 하 회장은 “실질적 기술주도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 총지출 대비 5% 수준의 R&D예산 투자가 필요하다”며 임기 내 예산 확장을 이끌어 줄 것을 참가한 정치인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포지티브’ 규제가 아닌 ‘네거티브’ 완화가 필요한 관련법...‘아직까지 내연기관 기준의 정부 인증 바뀌어야’
한편 전국 AI인프라의 연결 또한 이번 간담회에서 데이터 축적의 핵심적인 축으로 언급되었지만, 관련 법과 규제는 아직 ‘내연기관’ 시절 기술규제에 머물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한국에서 자율주행 특별 도시나 구간이나 지역을 정부가 공모한다. 그러면 모든 시는 시 단위로, 시에서는 또 구 단위로 담당자들이 전화가 와서 관련 자문을 구한다. 판교, 구로공단 인근, 제주도 등의 구역이 이러한 예”라며 “현재 정부 차원에서는 정부차원에서, 또 각 시 지자체들은 지자체 차원에서 소규모의 데이터들이 다 흩뿌려져 있고 현재 이러한 자료들을 여러 연구자들이 요청하고 상황이라면 그런 것들을 통합해서 기획하고 전달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CES에 발표된 NVIDIA가 오픈형 자율주행 AI 소스를 공개한 것처럼 여러 지역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들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게 이호근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지자체별 AI 인프라라고 하는 것들이 통일이 안 돼 있는 경우가 있다. 어느 지역에서는 3G 어디는 4G, 어디는 5G로 업데이트가 된 V2I(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 도로 통신을 쓸 수 있다. 이런 데이터들을 통합 관리하고 여기에 AI를 접목시켜 전체적인 데이터 양을 늘리면서 분석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설명했다.
학계는 이러한 인프라 구축이 향후 자율주행차 도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서 소비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테슬라의 FSD같은 경우 독자적 기술과 독자적 판매망을 통해 상당한 양의 빅데이터들을 저장하고 있는 장점이 있지만, 사고 발생 시 대부분의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통합된 AI인프라를 갖출 수 있다면 이러한 인프라가 EDR(사고기록장치)이나 블랙박스처럼 작용해 법원이나 법정에 또는 보험사하고의 어떤 이해득실 관계에 있어서 잘잘못을 정확히 가릴 수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 또한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를 예로 들자면 판매 인증은 산업부, 안전인증은 국토부, 환경 인증하고 보조금은 환경부에서 인증을 따로 받는 등 차 한 대를 가지고 3개 부처에서 나눠 가지고 인허가 사항을 쥐고 있다”라며 “그런데 실제로 들여다 보면 세 개 부처에서 인허가 시 인증 테스트하는 장비는 거의 동일하고, 방식도 내연기관차를 인증할 때와 다르지 않다. 자신들이 필요한 데이터들만 사용한 채 나머지는 필요없어진다”라며 “AI기술에는 ‘무엇에 한정해서 가능하다’는 ‘포지티브형 규제’가 아니라 위험한 부분을 금지하는 형식의 ‘네거티브형 규제’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CES에 발표된 차량들 라이다·전방카메라 방식 병행한 업계 많아...한국도 따라잡을 것
이번 간담회에서 CES 2026에 발표된 차량들의 자율주행 방식에 대한 동향 설명도 눈길을 끌었다. 라이다·레이다·카메라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멀티 센서 방식의 객체 인식 기술 또한 설명되었다. 학자들은 "현재 한국의 주요 업체들은 라이다, 레이더를 활용해 웨이모와 비슷한 스타일로 안정성 있게 확장을 하는 중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회사의 안전 신뢰성을 안고 갈 수 있다"라며 "어느 타이밍에 테슬라의 FSD가 웨이모나 지금 CES에서 발표된 다른 기술들처럼 라이다 레이더를 쓰는 것과 거의 99.99% 유사한 안정성을 띄는 비전 시스템 AI나 프로그램이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병행되어온 연구가 있기에 한국 기술이 1~2년 이상 뒤떨어지지 않을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지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