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9% 감소, 하락폭은 6%p 증가
고가·고성능 모델 판매 호조로 수익 악화 최소화
40종에 이르는 신차 쏟아내며 실적 개선 기대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2025년 글로벌 승용차 판매는 180만8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 감소한 수치로, 2024년(-3%)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미국발 관세 여파와 중국 프리미엄 시장 둔화,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고가·고성능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실적 악화를 최소화했다.
벤츠는 승용차 카테고리를 엔트리·코어·톱엔드 세 가지로 나눠 구분한다. 엔트리는 브랜드 유입 모델로서 A·B·CLA·GLB 클래스가 포진하고 있다. 코어는 판매량과 수익을 동시에 책임지는 중추 역할을 맡는다. C·E·GLC·GLE가 대표적이다. 마지막 톱엔드는 고가, 고성능 라인업이다. S-클래스와 G-클래스, AMG 전 모델이 톱엔드에 해당한다.
지난해 벤츠의 승용 부문 판매는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모두 감소했다. 엔트리는 48만3300대로 전년 대비 10% 줄었고, 코어 역시 10% 하락한 104만9600대 판매를 기록했다. 톱엔드 판매는 26만8000대로 5% 감소에 그쳤다. 2024년 톱엔드 부문이 -14%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톱엔드 부문이 선방한 배경에는 G-클래스와 AMG 라인업의 판매 호조가 있다. G-클래스는 2024년보다 판매량이 23% 늘어난 4만9700대로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메르세데스-AMG는 14만5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모델 노후화로 판매가 쪼그라든 S-클래스의 부진을 G-클래스와 AMG 모델이 상쇄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벤츠에선 초고가 모델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마이바흐의 비중 확대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벤츠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판매된 S-클래스 3대 중 1대가 마이바흐였다. 중국에서는 둘 중 하나가 마이바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고가 모델 중심의 판매 구조가 강화되며 실적 하락 방어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동화 자동차 역시 과제로 남았다. 순수 전기차(BEV) 판매는 16만8800대로 전년 대비 9% 감소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37%에 그쳤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9%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차와 PHEV를 합친 전동화 모델(xEV) 비중은 20.4%로, 2020년 제시했던 중기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유럽에서는 xEV 비중이 40%에 달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벤츠의 유럽 판매는 63만4600대로 1% 감소에 그쳤고, 독일은 전년과 동일한 21만3200대를 유지했다. 반면 아시아는 중국 판매 급감으로 16% 줄었고, 북미 역시 미국 시장 부진으로 12% 감소했다. 2025년 벤츠의 판매 성적은 ‘성장’이 아닌 ‘방어’에 가깝다는 평가다. 판매 실적 하락 속에서 AMG와 마이바흐, G-클래스가 완충 역할을 하며 수익 악화를 줄였다.
벤츠는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오는 1월 29일 부분변경으로 새로워진 S-클래스 글로벌 공개를 시작으로 GLB와 GLC EQ, CLA, AMG GT 4도어 쿠페 등 장르와 파워트레인 구분 없이 다양한 신차를 쏟아낼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2027년까지 한국에 40종에 이르는 신차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흐름을 같이한다. 벤츠가 성장 그래프를 다시 꺾어올릴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