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12시간 거래'에 노조, 반대 '공식화'…"수익 확대 위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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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12시간 거래'에 노조, 반대 '공식화'…"수익 확대 위한 조치"
  • 정수진 기자
  • 승인 2026.01.1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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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거래시간 6시간30분→12시간 확대 추진…"글로벌 추세"
노조 반대 공식화…"종사자 삶 극단적으로 저하 될 것"
증권사도 거래시간 연장 시 비용·인력 부담 가중 우려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한국거래소가 올해 6월부터 주식 거래시간을 하루 12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노조와 증권사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거래시간 확대가 글로벌 유동성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조치라는 게 거래소 측 설명인데 노조는 "금융 종사자의 삶의 질 저하와 투자자 피로도 증가를 초래하는 이윤 중심 정책"이라며 반대를 공식화했고,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사전 합의 없이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노조 반대 공식화…"거래시간 연장은 노동·삶의 질 문제"

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14일 증권업종본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열고, 거래소의 12시간 거래 추진 방안에 반대하기로 노선을 공식화했다. 조만간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반대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노조는 올바른 투자 문화를 선도해야 할 거래소가 이윤 극대화를 위해 국민과 금융 종사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 증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거래 시간을 늘리는 것은 선진화나 외국인 투자자 유치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거래소가 거래 시간을 늘려 수익을 얻고 싶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금융기관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퇴근 후의 삶을 보장하라는 노동의 기본 가치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 역시 실물경제에 집중하기보다는 과도하게 금융화된 환경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거래소가 당초 증권업종 본부와 협의를 거쳐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음에도, 사전 협의 없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거래 개시 시점이 당초 논의되던 오전 8시가 아닌 오전 7시로 앞당겨졌다는 점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노조 관계자는 "이는 단순한 운영 시간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도 "사전 합의 없었다"...비용·인력 부담 현실화 

증권업계 역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2시간 거래제 추진과 관련해 증권사들과 사전 합의는 없었다"며 "지난해 의견 수렴 절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에도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과 인력 운영 문제, 노사 합의 필요성 등이 주요 반대 사유로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거래시간 연장은 단순히 정보기술(IT) 인력을 늘리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거래 체계가 길어질 경우 결제, 자금 관리, 출금 등 백오피스 전반에 걸쳐 추가 인력이 필요해진다. 이는 곧 근무시간 연장과 인력 확충, 초과근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노사 합의 없이는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특히 인력 여력이 제한적인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어, 노사 합의 없이는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다 같이 해야 하는 구조라면 결국 증권사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준비도 공감대도 부족한 상태"라며 "노조까지 반대에 나선 상황에서 정책이 단기간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글로벌 추세 강조...6시간30분→12시간 확대

현재 거래소는 정규장 개장 전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운영해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6시30분인 거래시간을 6월부터 12시간으로 늘리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오전 9시 주식시장 개장 전인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1시간 동안 '프리마켓'을 열고, 오후 3시 반 거래가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4시간 동안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정규장 개장 전 시간외 종가 매매(오전 8시30분~8시40분)와 장 종료 이후 시간외 종가 매매(오후 3시40분~4시)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말까지 거래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려 24시간 거래 체계까지 구축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이 글로벌 추세라고 강조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산하 거래소인 아르카(Arca)는 현재 하루 16시간 거래를 운영 중이며, 하반기에는 나스닥과 함께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런던거래소와 홍콩거래소도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거래소 측 "글로벌 주요 거래소의 움직임은 국경을 초월한 증권시장 유동성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대응"이라며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리테일 투자자들의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등에서 제기하는 노무 부담 우려에 대해서는 "전국 지점의 주문을 제한하고, 본점과 홈트레이딩서비스(H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통한 주문만 허용해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의 경우 정규시장 외 시간대에는 선택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IT 개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24시간 거래제는 아직 추진 의지 수준"이라며 "향후 추가적인 회의와 협의를 거쳐 세부 사항을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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