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지분 신고한 모든 종목 플러스 수익률 기록
미래에셋·삼성, 리츠·인프라 비중 확대
한국투자신탁은용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운용 추구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지난해 신규 지분 투자 성과가 운용사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은 신규 지분을 신고한 모든 종목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절반 이상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며 성과 격차가 벌어졌다. 같은 신규 지분 투자였지만 투자 대상과 목적의 차이가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자산운용사(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가 지난해 신규로 지분 5% 이상을 확보해 공시한 상장사는 총 26곳으로 집계됐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0곳으로 가장 많았고,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7곳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곳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곳은 KB자산운용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해 신규로 지분을 신고한 7개 종목은 모두 연간 기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투자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단일 종목 기준으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KB자산운용이 신규 지분 6.96%을 확보한 브이엠이다. 브이엠의 주가는 지난해 한 해 동안 331.4% 급등했다. 브이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식각 장비를 생산하는 상장사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 흐름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반도체 테스트 공정 관련 기업인 티에프이와 의료·바이오 분야의 한스바이오메드에도 신규로 지분을 투자했다. 티에프이는 반도체 테스트 공정에 사용되는 테스트보드, 테스트소켓, COK(Change Over Kit) 등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메모리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 기대가 반영됐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인체조직 기반 뼈·피부 이식재 및 미용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ECM(Extracellular Matrix) 스킨부스터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이 주목받았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신규 지분 투자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방향을 택했다. 두 운용사는 개별 성장주보다는 부동산 리츠와 인프라 관련 자산의 지분을 늘리는 데 무게를 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지분 10.03%를 확보한 것을 비롯해 KB발해인프라(9.94%), 맥쿼리인프라(6.09%) 등 인컴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했다. 안정적인 배당과 현금흐름을 중시한 투자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리츠 중심의 신규 지분 투자가 두드러졌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5.26%)를 비롯해 대신밸류리츠(5.04%), KB스타리츠(5.11%), 제이알글로벌리츠(5.00%),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5.00%) 등 다수의 리츠 종목에서 지분 5% 이상을 확보했다.
다만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수익률 격차는 뚜렷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신규 지분을 신고한 종목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밸류리츠와 KB스타리츠는 지난해 한해 동안 각각 9.8%, 17.4% 하락했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4.6% 하락했다.
이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리츠 지분 확대의 배경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구조를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리츠 지분 공시는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의 설정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가장 크다"며 "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기초자산 편입 비중이 자연스럽게 확대됐고, 개별 종목에 대한 별도의 판단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성장주나 리츠 중심 투자와는 다른 방향의 신규 지분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신규로 지분을 신고한 종목은 세아제강(5.07%)과 KSS해운(6.26%) 두 곳으로, 모두 본업 경쟁력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갖춘 중견·중소기업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안정적인 성과 창출을 지향하는 만큼 소수 종목이나 특정 업종에 집중하기보다는 GARP(Growth at a Reasonable Price) 원칙에 기반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운용을 추구하고 있다”며 “MP(매니저 풀) 기반으로 운용하면서도 개별 매니저의 자율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 종목 수가 많지 않은 것은 분산된 포트폴리오 구성과 개별 매니저의 독립적인 운용 결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