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악티늄'보다 안전한 '아스타틴-211'로 차세대 RPT 선점 눈길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올해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JPMHC)에서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 발표를 맡은 디앤디파마텍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DD01'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경구용 치료제 파이프라인 부문에서 상보관계에 있는 일라이 릴리를 위시,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파트너링을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 이후 디앤디파마텍의 MASH 대어 파이프라인 'DD01'의 계약 유인이 높아져서다.
여기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간질환 치료물질 '펨비두타이드(pemvidutide)'도 DD01처럼 GLP-1과 글루카곤(GCG)에 동시 작용하는 기전인만큼 디앤디파마텍의 기술이전 계약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테크 알티뮨(Altimmune)이 보유한 펨비두타이드의 혁신치료제 지정은 24주간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근거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이 치료제는 섬유증 악화 없이 MASH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 밀리그램(mg) 용량을 투여받은 환자는 체중감소 효과도 두드러지고 내약성도 양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혁신치료제 지정 소식은 펨비두타이드와 같이 GLP-1/GCG를 동시 타깃하는 후보물질을 보유한 디앤디파마텍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디앤디파마텍은 JPMHC의 마지막 날인 15일 알테오젠 다음 순서로 발표를 진행한다. DD01의 미국 임상 2상 중 12주, 24주 투약 데이터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DD01 간 조직생검 결과가 나오기 전에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파트너사의 일정에 따라 최종 결과 발표 시점인 5월 이후까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JPMHC 기간 DD01 관련 다수의 미팅이 잡혀 있으며, 이 미팅을 통해 파트너링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DD01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살만 빼는 게 아니라 간에 직접 작용해 지방을 연소시킨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임상 1상에서 4주 만에 간 지방 함량을 50% 이상 감소시키는 내용의 데이터를 공개했다. 지방간염 치료제 임상에서 유의미하게 보는 30% 수준을 크게 웃돈 수치다. 투여 환자 대부분이 정상 수준에 해당하는 '간 지방 함량 5% 이하'에 도달해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GLP-1 계열의 기존 비만약이 살은 빼 주지만 간 지방을 직접 태우는 속도는 느렸던 반면, DD01은 글루카곤 힘을 빌려 간의 지방을 직접 녹이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한다.
디앤디파마텍은 현재 미국에서 MASH 환자를 대상으로 48주 투약을 완료하고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2상에서 에프루시페르민 등 경쟁 약물보다 간 섬유화 개선에 있어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상에서 지방 함량 등을 감소시키는 수치가 월등한 수준으로 나온다면 조 단위 규모의 기술이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저분자 화합물 '올포글리프론(Orforglipron)'에 대한 신약승인신청(NDA)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 완료했다. 올포글리프론이 FDA의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CNPV)' 적용을 받아 연내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화합물과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DD01도 함께 주목받았다. 올포글리프론이 대중화 시장을 열면 펩타이드 경구제인 '오랄링크(ORALINK)'가 강력한 효능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순서다.
경구용 치료제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약물뿐만 아니라 제형 플랫폼의 가치도 함께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오랄링크는 비만치료제 주성분인 펩타이드가 위에서 파괴되지 않고 혈관으로 잘 흡수되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효능이 강력한 펩타이드를 저분자 화합물 수준의 편의성으로 구현한 데다, 저분자 화합물 특성상 펩타이드 기반 약물보다 체중 감량 폭이나 인슐린 조절 능력이 적은 릴리의 올포글리프론보다 흡수율이 높다는 평가다. 음식물 섭취와 관계 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개선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바이오텍 멧세라와 2024년 3월 기준 약 1조 1000억 원(8억 355만 달러) 규모의 오랄링크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멧세라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5종 이상의 경구용 대사질환 신약을 개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형 변경 기술이 없는 대형 제약사가 독점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디앤디파마텍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디앤디파마텍은 해외 대형 제약사가 수조 원대 인수합병 비용을 들이고 있는 '알파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RPT)'도 개발 중이다. RPT는 항체·약물 접합체(ADC)를 이을 차세대 항암제로, 암세포를 찾아가는 물질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총알(핵종)'을 붙여 몸속에 투여한다. 암세포만 공격하고 정상세포는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치료제보다 수십 배 강력한 파괴력이 있고, 세포 몇 개 거리에 해당하는 마이크로미터 수준만 투과해 좁은 범위 공격에 유리하다. RPT 선두주자 SK바이오팜이 적용한 핵종 '악티늄-225(Ac-225)'보다 반감기가 짧고 체내 잔류 독성 위험이 낮은 '아스타틴-211(At-211)'을 보유해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NLY02' 성과가 JPMHC 기간에 공개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NLY02는 디앤디파마텍 미국 자회사 뉴랄리(Neuraly)와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가 2018년부터 공동 개발해온 전략 자산이다.
신경염증을 유발하는 RIPK2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기전으로,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물질특허 등록을 완료하며 기술이전을 위한 지식재산권 보호 장벽을 확실히 다졌다. 업계는 협력 파트너인 퍼스트바이오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구체화하면 NLY02의 가치 재평가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앤디파마텍 측은 "공동개발인 만큼 IND 신청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IND 신청을 위한 전임상 단계"라고 밝혔다.
민보영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