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봇·가전 잇는 ‘에이전트 AI’ 전략…LG식 무노동 가정 청사진 제시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LG전자의 AI 기술로 '무노동 가정(Zero Labor Home)'을 열겠다."
LG전자가 CES 2026 무대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월드 프리미어 기조연설에 올라 취임 이후 첫 글로벌 공식 무대에 섰다. 전 세계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류 CEO는 LG전자의 AI 전략과 미래 비전을 직접 제시하며 ‘류재철 체제’의 출발을 알렸다.
류 CEO는 “새로운 LG전자 CEO로서 이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며 스피치를 시작했다. 그는 “혁신은 우리 삶을 진정으로 더 나아지게 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며, AI를 ‘보는 기술’이 아닌 ‘실제로 일하는 기술’로 확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 CES 무대는 류 CEO의 경영 철학과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된 자리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이번 스피치의 핵심 키워드는 ‘무노동 가정(Zero Labor Home)’이었다.
류 CEO는 “AI가 화면 밖으로 나와 실제로 우리를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사·돌봄·연결 유지 등 여전히 사람이 담당해온 가정 내 노동을 AI와 기기가 분담하는 미래를 제시했다. 그는 “집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공간이지만, AI에게는 가장 어려운 공간”이라며 각기 다른 생활 습관과 감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적응하는 AI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기기와 AI가 유기적으로 작동해 신체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주변 돌봄(Ambient Care)’ 환경을 구현하는 모습을 담았다. 류 CEO는 “모든 것이 함께 작동할 때 집은 삶을 재정의하는 공간이 된다”며, 향후 AI 가정이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게 맞춤형 돌봄과 안전을 제공하는 고급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기반으로는 LG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통합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내세웠다. 냉장고·TV·HVAC·청소기 등 집의 핵심 가전을 직접 설계·제조해온 강점을 바탕으로 LG ThinQ와 webOS를 통해 집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조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TV를 “AI로 구동되는 고도화된 개인화 허브”로 규정하며, 시청자의 생활 방식과 맥락을 학습하는 ‘에이전트 가전’ 전략을 강조했다.
로봇 역시 류재철 체제의 중요한 축으로 제시됐다. LG는 가정용 로봇을 단순한 보조 기기가 아닌 ‘가정 전문 에이전트’로 정의한다. 사용자의 추가 입력 없이 스스로 감지하고 판단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자율형 로봇을 통해 가정 생활의 기준을 새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류 CEO는 “삶은 집과 차, 직장, 상점, 도시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여정”이라며, AI 경험 역시 공간을 넘어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기기, 원활한 연결, 강력한 보안을 기반으로 LG의 ‘공감지능’을 모든 생활 공간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가전을 비롯해 자동차와 휴머노이드에 LG전자의 AI 세계관을 연결해 강력한 브랜드 락인(lock-in) 효과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도 읽힌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