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는 사과했는데…" 동대문구의회, '항공료 뻥튀기' 의혹에 "시스템 탓" 항변
상태바
"강서구는 사과했는데…" 동대문구의회, '항공료 뻥튀기' 의혹에 "시스템 탓" 항변
  • 임채영,김지문 기자
  • 승인 2025.12.22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민사회 "주민 기만하는 침묵, 사퇴하라" 강력 규탄 vs 동대문구의원 "물가 반영 안 된 비현실적 규정 탓… 억울해"

 

[녹색경제신문 = 임채영 기자] 서울시 자치구 의회의 해외출장 항공료 과다 청구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자체별 대응방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앞서 유사한 논란이 일었던 강서구의회는 공식 사과를 내놓으며 고개를 숙였지만, 동대문구의회는 침묵 속에서 "제도적 한계"를 거론하며 억울함을 호소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동대문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9일 오전 동대문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의 공식 사과와 연루 의원들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 시민사회 "침묵은 주민 조롱… 즉각 사퇴하라"

참가자들은 "경찰 압수수색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의회가 주민 앞에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항공료 뻥튀기 동대문구의회는 사죄하라”, “횡령 구의원 즉각 사퇴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오준석 진보당 동대문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항공료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사죄하고, 연수라는 명목으로 관광지를 오가는 외유성 출장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최재식 전 정의당 동대문지역위원장 역시 “비위 의혹에도 단 한 명도 사과하지 않는 현실은 지방의회가 신뢰를 잃었다는 증거”라며 “부패한 지방의회를 주민의 힘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과 대학생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김지홍(시민단체소속 대학생) 씨는 “내 세금이 뒷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의혹보다 의장과 의원들의 뻔뻔한 침묵이 더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양현준(동대문구 대학생) 씨는 “가격 조작으로 비용을 타낸 것은 연수가 아닌 명백한 외유”라고 꼬집었다.

◇ 구의원 "현실 동떨어진 예산 규정이 원인… 의도성 없었다"

시민사회의 거센 사퇴 요구와 달리, 동대문구의회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비현실적인 행정 시스템'에서 비롯되었다는 항변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동대문구의회 A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애초에 항공료 예산이 물가 상승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책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A 의원은 “동남아 같은 가까운 지역과 미주·유럽 지역은 항공료 차이가 큰데도 규정은 이러한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며 “요금이 현실성 없이 책정되어 있다 보니 발생한 일이며, 차라리 부족한 비용을 의원 사비로 더 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행정적 절차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 뿐, 논란에 의도성은 없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다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더 자세한 사항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 여행업체 "확인 불가"… 시민사회 "압수수색이 단순 행정미비 탓인가"

이번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여행업체 측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관련 업체로 지목된 N업체 측은 “고객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의원들의 이러한 '시스템 탓' 항변에 대해 시민사회는 싸늘함을 넘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진보당 소속의 신하섭 동대문구 지역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의원들에게 직접 해명을 요구했을 때는 제도적 불편함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단순한 행정적 미비 때문에 경찰의 압수수색이라는 강제 수사 절차까지 진행됐겠느냐"며 "의원들의 답변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며, 시민단체가 원하는 것은 빠른 인정과 사과 그리고 후속조치"라고 일축했다.

강서구의회의 발 빠른 사과와 대조적으로 '제도 탓'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선 동대문구의회. "압수수색이 단순한 행정 착오 때문이겠냐"는 시민사회의 반문 속에, 의회와 주민 사이의 깊은 불신의 골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채영,김지문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