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불완전판매로 '보통'→'미흡' 하락…토스뱅크, 민원·거버넌스 전반 취약 지적
- 신한은행 "KCPI는 서비스·상품 평가, 금감원은 문제 항목 중심"…평가 기준 차이 강조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소비자보호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소비자보호지수(KCPI) 조사에서 5년 연속 우수기업으로 평가받은 신한은행이 한 달 만에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서 최하위권 등급인 '미흡'으로 분류됐다. 소비자보호를 앞세운 홍보와 감독당국 평가 사이 괴리가 드러나면서 은행권이 쌓아온 소비자보호 이미지와 실제 역량을 둘러싼 신뢰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 등 29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를 한 뒤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운영 실태, 최고소비자보호책임자(CCO) 권한과 인력 규모, 성과평가체계(KPI) 등 소비자보호 거버넌스가 실제로 작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평가 대상 29개사 가운데 라이나생명과 현대카드 2곳만 '양호' 등급을 받았고, 19곳은 '보통', 8곳은 '미흡'으로 분류됐으며 최상위 등급인 '우수'를 받은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KCPI 소비자보호지수 조사에서 5년 연속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며 "고객보호는 규제가 아니라 신한은행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해 왔다. 고객 서비스 개선과 상품 출시 등 소비자보호 성과를 앞세워 소비자보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금감원 실태평가에선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로 인한 대규모 소비자 피해와 내부통제 운영상의 허점이 반영되면서 종합등급이 '보통'에서 '미흡'으로 떨어졌다.
토스뱅크도 민원 등 계량 부문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소비자보호 전담 인력과 조직 운영, 임직원 성과평가체계(KPI)에 소비자보호 요소를 반영하는 방식 등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 친화 이미지를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의 내실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신한은행·대신증권·삼성증권·유안타증권·NH투자증권·롯데카드 등 6개사는 종합등급이 '보통'이었으나 개인정보 유출이나 ELS 관련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등이 등급 하향 조정 사유로 반영됐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KCPI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가 한 달 만에 금감원 미흡 등급을 받으면서 평가 괴리 논란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KCPI와 금감원 실태평가는 성질이 전혀 다른 평가"라며 "KCPI는 고객 서비스·상품 개선·상품 출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금감원 평가는 민원 증가·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 항목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다른 은행들도 ELS 손해 발생으로 미흡 등급을 받았지만 KCPI 등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며 "두 평가를 혼동해 고객 혼란을 초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번 미흡 등급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된 계량 항목에 대해 담당 부서와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이사회 보고 후 금감원에 2개월 이내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계기를 통해 금융사고 예방체계와 휴면금융자산 관리·안내 체계를 한층 강화하고,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미흡' 등급을 받은 8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과 개선계획 제출을 요청하고, 내년 1분기 중 우수·미흡 사례를 공유하는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형식적 체계 점검을 넘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민간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를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워 금융사 소비자보호 역량 판단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