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우리카드, 카드론 수익 증가폭이 가장 높아
우리카드, 실질 연체율 업권 내 가장 높은 수준 고민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국내 카드업계의 수익 구조가 결제 수수료 중심에서 대출 이자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된 가운데, 올해 3분기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영업에 가장 공격적이었던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성적표가 ‘자산 건전성’과 ‘순이익’ 부문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회사 모두 카드론 수익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불리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현대카드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로 실속을 챙긴 반면 우리카드는 부실 비용 급증으로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카드론 수익은 총 3조 97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카드사의 전통적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3조 9255억원)을 앞지른 수치다. 특히 현대카드와 우리카드의 경우, 카드론수익 증가세가 두드려진 모습을 보였다.
현대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카드론 수익은 5858억원으로, 전년 동기(4841억원) 대비 무려 21.01% 증가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우리카드 역시 같은 기간 카드론 수익이 3363억원에서 4054억원으로 20.54% 늘어나며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2820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결제 사업보다 대출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1200억원 이상 많은 기형적인 수익 구조가 심화됐다.
한편 양사가 받아든 최종 성적표인 ‘건전성’과 ‘당기순이익’ 지표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급격히 불어난 대출 자산이 현대카드에게는 ‘수익’이 된 반면, 우리카드에게는 ‘독’이 되어 돌아왔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카드론 수익이 1,000억원 넘게 증가하는 동안 대손상각비(부실 채권 처리 비용)는 4182억원에서 4242억원으로 불과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출 자산이 늘었음에도 부실 비용을 완벽하게 통제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현대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60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378억원) 대비 9.4% 성장하며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반면 우리카드는 무리한 외형 확장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았다.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대손상각비는 3797억원으로 전년 동기(3409억원) 대비 11.38% 급증했다. 벌어들인 카드론 수익 증가분(약 691억원)의 절반 이상을 부실 난 대출을 메우는 데 쓴 셈이다.
이로 인해 우리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59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1385억원) 대비 23.5%나 급감했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실질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율+대환대출 포함)’에서도 격차는 확연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말 기준 실질 연체율은 1.2%로 전년 동기(1.0%) 대비 0.2%p 상승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우리카드의 실질 연체율은 2.6%까지 치솟아 업권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카드의 선전 배경으로 고도화된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꼽는다. 현대카드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독자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상환 능력이 검증된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 한도를 늘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차주까지 대출을 확대한 것이 연체율 상승과 대손비용 급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에서 카드론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우량 고객 중심으로 선별해 운용한 점이 실적 차이를 만든 요인”이라며 “일부 카드사의 경우, 4분기에도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