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상환자 금리·대출한도 개선 기대…포용금융 강화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이 연체 이력이 없지만 과거 기록 때문에 금융거래에서 불이익을 받는 서민·소상공인을 위해 대규모 신용사면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경기 둔화·고금리 환경 속에서 성실 상환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개선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중앙회(회장 강호동)는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5000만 원 이하의 소액연체가 발생했으나, 올해 연말까지 원리금을 모두 상환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연체 이력 전면 삭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이력이 삭제되면 금융사는 더 이상 해당 정보를 공유하거나 평가자료로 활용할 수 없어, 사실상 ‘신용 초기화’와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이번 정책은 상환 능력이 있음에도 과거 단기 연체 이력 때문에 금리·대출한도·신규 금융상품 가입 등에서 지속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소비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 성격이 강하다. 농협은 “성실하게 빚을 갚았음에도 과거 기록으로 발목이 잡히는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농협에 따르면 신용사면 대상자로 파악된 인원은 약 22만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약 84%에 해당하는 19만여 명이 신용점수 상승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는 신규 대출 기회 확대·금리 인하·신용카드 재발급 등 실질적인 금융생활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회복 지연, 고금리 장기화, 생활비 증가 등으로 연체를 한 번 겪은 서민·소상공인의 금융활동이 크게 제한돼 왔다. 이러한 환경에서 연체 이력 삭제는 단기 금융비용 감소뿐 아니라 장기적 신용 회복에도 의미 있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향후 다른 금융사에도 유사한 신용사면 프로그램 도입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연체 이력은 불완전한 신용평가 요소 중 하나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번 조치는 금융 취약계층이 다시 제도권 금융으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농협 측은 이번 프로그램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후속 프로그램 마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연체 경험이 있는 채무자들이 다시 연체에 빠지지 않도록 재무 컨설팅, 금리부담 완화 프로그램, 소액대출 지원 등 포용적 금융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협 관계자는 “신용사면을 받은 고객들은 기존보다 높은 한도를 더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히 빚을 갚은 서민과 소상공인이 제도권 금융활동을 안정적으로 재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