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수익은 확대됐지만 AI 기반 수익화는 ‘아직 검증 단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글로벌 금융·기술 시장에서 ‘AI 거품론’이 확산되면서 카카오뱅크가 추진해온 AI 기반 신사업 전략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AI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 고객 자동응대, 맞춤형 금융 추천 등 비대면 금융 혁신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왔지만, 최근 AI 투자 회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과 운영 비용 증가, 규제 환경 변화 등이 겹치면서 신사업 추진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I 거품론은 미국·유럽 빅테크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가운데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과, GPU·클라우드 비용 급등, 모델 운영 비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글로벌 분석기관들도 “AI 투자 회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금융권 전반에서 AI 투자에 대한 실효성 검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 AI 금융계산기, AI 검색 도우미, 자동응대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고, 출시 직후 누적 이용자는 약 13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 카카오 또한 2024년 AI 사업에 약 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며 그룹 단위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자체적으로 AI 개발·운영에 투입한 비용 규모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실적만 놓고 보면 겉으로는 안정적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6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약 10%대 중반)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수익은 5626억 원, 전체 영업수익의 약 36%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3분기 누적 비이자수익도 83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6% 증가했다. 그러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은 올해 2분기 약 1.9%에서 3분기 1.81%로 하락하며 금리 환경 변화와 대출 구조 조정의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이다. 3분기 누적 판관비율(CIR)은 36.9%로 상승했는데, 이는 AI·데이터 관련 인력 충원과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AI 기업들도 GPU·클라우드 비용 증가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 역시 중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환경 변화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AI 알고리즘의 설명가능성(XAI), 데이터 활용의 투명성, 맞춤형 추천 서비스의 공정성 등 금융 AI 관련 심사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추진하는 자동화 신용평가·고객 개인화 추천 등은 규제 강도가 높아질 경우 사업 속도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그룹 계열사 간 기술 협력 구조 변화도 카카오뱅크의 AI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 등 그룹 내 서비스들이 AI 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기술 공유 방식이 달라지면, 카카오뱅크가 기대해온 플랫폼 시너지가 기존과 같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AI 투자가 단기 실적 증가의 직접적 원인으로 연결됐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까지 AI의 역할은 주로 고객 편의성 개선과 내부 심사 고도화에 머물러 있어, 여·수신 확대나 리스크 비용 감소 등 금융 본질 지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비이자수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고, 플랫폼 기반 비대면 금융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투자 속도와 수익화 구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AI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AI 투자 대비 실질 효과 입증 ▲운영 비용 관리 ▲규제 변화 대응 ▲기술 의존도 장기 전략 재정비 등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투자 열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오히려 지금이 카카오뱅크가 기술 전략을 조정하고 사업 구조를 한 단계 정교화할 시점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