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출자 비중과 투자 대상 통제권이 핵심 쟁점
업계 "세부 합의가 성패 가를 것, 정부 협상력 시험대에 올라"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미 양국의 3500억달러 규모 투자펀드 협상이 세부 조율 단계에 접어들며, 조선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체 투자금 중 1500억달러가 투입될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자금의 구체적 활용 방식이 초점으로 떠올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양국 당국은 최근 투자펀드 세부 구조와 집행 절차를 놓고 최종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 차 방한하기 전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협상은 이미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상태로, 남은 쟁점은 자금 운용 방식과 출자 비율, 그리고 통제권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선불 성격의 현금 출자를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의 직접 자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는 펀드를 통해 조성된 막대한 자금이 어떤 방식으로 배분될지 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협상의 세부 합의가 전체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국면”이라며 “투자 대상과 수익 구조가 조선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MASGA 프로젝트는 미국 내 조선소 신증설과 인력 양성, MRO(정비) 허브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미국 조선업 재건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협상이 미국 시장 중심의 투자로 흐르지 않고, 한국 조선사 전반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통화스와프나 이에 준하는 금융 협력 방안이 병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한국의 현금 부담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상호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이 펀드는 나에 의해 관리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미국 측이 투자 방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얼마나 협상력을 발휘하느냐가 이번 조율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결과에 따라 기업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가 조선 생태계 전체에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마지막 협상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